한국은 FTA로 상호관세 영향 크지 않아
트럼프 "25%관세, 어쩌면 더 올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한 데 이어 상호관세 조치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취임 선서식에서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오늘 서명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 할 수도 있고, 내일(13일) 아침에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오늘은 개버드 국장의 날이라 관심을 뺏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상호 관세에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12일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상호관세 행정명령이 13일로 예정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에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또한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무역흑자(지난해 353억 달러)를 보고 있는 국가인 만큼 상호관세 발표가 회담에 끼칠 영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미국의 단순 평균 관세율은 3.3%인 반면 인도는 17%에 달한다.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라면 인도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17%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상호관세는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 그 나라 상품에도 동일한 관세를 매기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현재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2.5% 관세율을 적용하는데, 이를 똑같거나 거의 비슷하게 맞추어 대응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격차를 없애는 것이 "공정하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만큼 대부분의 무역 상품이 무관세다. 상호관세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만 '예측불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관세폭탄'을 쏟아낼지는 알 수 없다. 그는 이미 철강·알루미늄과 관련해 2018년 한국 등 여러 나라와 맺었던 기존의 합의(면세쿼터)를 모두 파기하며 '25%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이 조치는 다음 달 12일 시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다시피 나는 최근 철강과 알루미늄에 뭔가(25% 관세 부과 결정)를 했다"며 "어느 시점에 (관세율이) 올라갈 수도 있지만, 25%(의 관세)는 기울어진 경기장을 꽤 평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치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언제든 관세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