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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늘리며 체급 불리는 HMM...민영화 꿈은?


입력 2025.02.21 12:05 수정 2025.02.21 12:05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SK해운 일부 사업부 인수 추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돼

HMM덩치 더 커지면 매각 영향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그간 컨테이너선에 집중돼 있던 사업 구조에서 벌크선 사업의 비중을 높이는 게 골자다. SK해운의 관련 사업부 인수가 가장 유력한 방법론으로 거론된다. 다만 업계에선 HMM이 체급을 더 키우게 되면 향후 남은 민영화 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전날 SK해운의 소유 선박과 일부 영업권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SK해운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으며 내달 중순 계약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2018년 SK해운 경영권을 사들인 한앤컴퍼니(한앤코)는 2023년부터 SK해운의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을 시도해왔다. 지난해부터는 통매각 전략을 포함한 매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해운의 주요 사업 영역은 탱커선(유조선), 액화석유가스(LPG)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이다.


유조선과 LNG운반선은 넓은 의미에서 벌크선 사업에 포함된다. 벌크선은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를 주로 실어 나른다. 이런 이유로 벌크선 사업의 경우 업황의 영향을 크게 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벌크선은 컨테이너선과 달리 장기 운송 계약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낸다. 컨테이너선 사업이 불황에 빠져도 벌크선은 영향을 받지 않아 서로 상호 보완 역할을 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업황은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컨테이너선 시황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중동 전쟁 등 여파로 2023년 말 1759.58에서 지난해 말 2460.34로 상승한 반면,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건화물선지수(BDI)는 중국 경기 둔화 여파로 같은 기간 2094에서 997로 하락했다.


HMM이 SK해운의 일부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 그간 약점으로 지목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채워져 회사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HMM은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23조5000억원을 쏟아 붓겠다는 청사진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컨테이너(12조7000억원) ▲벌크(5조6000억원) ▲통합 물류(4조2000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원) 등에 자금을 투입한다.


HMM이 중장기 사업 계획대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HMM의 민영화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포트폴리오 다각화까지 앞둬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 예상되면서다.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는 최대주주 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 입장에선 이번 인수 작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의 HMM 합산 지분율은 67.06%이며 오는 4월 잔여 전환사채(CB)가 모두 보통주 전환되면 71.68%까지 늘어난다. 2023년 HMM 경영권 매각 당시(58%) 보다 훨씬 높아졌다. 현재 HMM의 보유 현금도 1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규모가 커질수록 인수자들의 부담이 커져서 적절한 인수 후보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HMM 인수 작업에 나설 후보군이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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