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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엔 '노동시간 단축' 이번엔 '친기업?' 이재명의 좌충우돌


입력 2025.02.25 06:10 수정 2025.02.25 06:1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경제·시사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 출연

실용주의 대권주자 이미지 메이킹 주력

'당 정체성' 관련 논란은 여전히 계속

與 "오히려 정답에서 더욱 벗어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삼프로TV' 스튜디오에 출연해 각종 경제 현안에 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메시지-정책방향 불일치로 논란을 빚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엔 경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상속세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지속적으로 지적되는 '우클릭 정책 행보'에 대한 비판 속에서도 정면돌파를 택한 이 대표는 '실용주의' 기치를 내건 대권주자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이 대표가 '친기업 보수 정치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이 대표 메시지의 '모순'에 방점을 찍었다.


이재명 대표는 24일 구독자 264만명을 보유한 경제·시사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에 출연해 상속세·근로소득세 등 세제 개편안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시대였던 28년 전과 지금이 상속세가 변하지 않았다"며 "국가정책이 개인에게 고통을 주면 안 되기에 배우자 공제 10억원 정도에 일괄공제를 3억원 정도 올려 18억원으로 (상속세 공제를) 하면 서민들에게 도움 될 것 같다"고 했다. 조기 대선 국면 속 서울 민심의 변화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한강벨트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한 속내로 읽힌다.


'과한 우클릭'으로 집토끼 지지층이 떠나갈 가능성은 배제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40%로 낮추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게 급하냐, 세수가 부족한데"라며 "상속세가 낮은 다른 나라들은 소득세 비중이 높다. 국민이 동의하면 소득세율을 높이고 상속세율을 낮출 수 있겠지만 일괄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일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임을 주장하고 있는 이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상속세·근로소득세 등 세제 개편안 등에 대해 여당에 합의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최고세율 인하를 하지 못하면 기초공제액 확대에 동의할 수 없다는데 행패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고세율을 낮추면 서민들이 득을 보느냐"라며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상속액은 시가로 따지면 60억 원 정도가 된다. 60억 원 이상을 넘게 상속받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 그게 서민이냐"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그보다 기초공제·일괄공제를 늘리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28년 전 10억 원이었던 일괄공제 기준이 지금까지 똑같이 적용된다. 그러다 보니 상속세를 내려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비인도적이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다만 실용주의·통합 노선을 꾀하고 있는 이 대표의 의도와는 별개로 '당 정체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기 대선 중도층 표심 공략을 위한 의도지만 난폭 운전에 가까운 정책 기조 변화에 비명계 인사들은 물론 당내외 86 정치인들도 반발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일례로 이 대표는 지난 21일 양대노총을 만나 "노동시간 단축· 주4일 근무 사회로 가야 한다"며 '노동계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전날인 20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찾았을 때는 "기업이 경제 성장의 전부"라며 '친기업' 행보를 보였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삼프로TV에서 '우클릭' 정책 행보에 대한 비판에 대해 "역대 민주당 정부에서 성장을 얘기하지 않은 적은 없다"며 "'원래 좌파였는데 세상이 변하니 우파가 됐다'는 취지의 일론 머스크의 발언처럼 생각은 같은데 상황이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년 전만 해도 나라 경제와 경제성장률이 지금 같지 않았다. 그러나 정권교체 후 희망이 사라지고 비전이 없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깜깜한 밤이 됐다"며 "경제에 가장 나쁜 게 불확실성인데 지금은 완벽한 예측불가능 상황이라 정부의 역할이 좀 더 필요하다. 이래라저래라 개입하자는 게 아니라 무너진 시스템을 부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를 통해 "'친(親)기업' 메시지와 실제 정책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질타했다.


권 위원장은 "오락가락하는 이 대표는 더 위험하다. 기존의 민주당이 역주행 수준이었다면 이 대표는 역주행에 난폭운전, 음주 운전까지 더해서 도로를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며 "(보수 정책을)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야 한다. 남의 답안지 훔쳐보며 자기 맘에 드는 부분만 골라 베끼면 오히려 정답에서 더욱 벗어나게 된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기업들 앞에선 '기업의 성장이 경제성장의 전부'라면서 '왜 몰아서 일하는 걸 못하게 하냐는 문제제기에 할 말 없다'고 친기업 보수정치인 코스프레를 한다"며 "돌아서서 민노총을 만나면 '주4일제를 해야 한다'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는 초부자감세'라며 바로 극좌 정치인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을 살린다면서 기업들을 다 죽이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또다시 들이밀고, 경제를 살린다면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부동산 상속세는 낮춘다면서 기업상속세 인하는 요지부동"이라고 비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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