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진 기억 있지만 외면하면 안된다 생각해
만나서 민주당 승리 위해 힘 모으자 말했어…
동지들·지지자 상처 덧내는 주장 납득 어렵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약 2년 전 21대 국회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이 검찰과 비명계 의원들 간 '유착 관계'에 의한 것이라고 추측에 기반한 주장을 한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해명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용진 전 의원은 7일 오전 페이스북에 최근 이재명 대표가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2023년 9월 21대 국회 당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된 상황을 언급한 것과 관련 이 같은 메시지를 올렸다.
앞서 이 대표는 해당 유튜브 방송에서 "당 내 일부와 (검찰이) 다 짜고 한 짓"이라며 "짰다는 증거는 없고 추측이긴 하지만 대충 (시기가) 맞더라"고 검찰과 일부 비명계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매불쇼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나를 비롯해서 당내 다양한 분들을 만나 통합의 메시지를 내다 돌연 지난 일을 두고 논란을 자초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박 전 의원은 "나 역시 개인적으로 모진 기억이 있지만 지난 악연 때문에 '국민과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대의명분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이 대표를 만났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말씀을 나눴다"며 "그런데 당대표가 애써 조성한 당내 통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박 전 의원은 이른바 '비명횡사'로 22대 총선에서 낙선했고, 지난달 21일 총선 공천 때 경선 탈락을 한 이후 이 대표와 첫 만남을 가졌다. 22대 총선 과정에서는 박 전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 인사들의 대거 탈락으로 이 대표가 비명계를 '학살'했다는 비판이 비명계에서 제기됐었다. 박 전 의원의 경우 3번의 경선 과정을 치르고도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다.
최근 이 대표는 조기 대선 성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비명계 끌어안기 행보에 들어갔고, 이에 두 사람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하며 함께 위기 극복을 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던 상태다.
그럼에도 이같은 발언 논란이 불거진데 대해 박 전 의원은 "또다시 나만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고 한탄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낙천과 배제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당을 떠나지 않고 당의 승리를 위해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려 하는 동지들과 지지자들의 상처를 덧내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 대표가 최근) 비주류 인사들을 두루 만났으니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던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고, 민주당의 분열과 분란을 기대하던 내란추종세력들에게는 이익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슬아슬하게 이기는 것은 국민분열의 현실을 반영할 뿐이고,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국민통합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당내통합은 압도적 승리와 국민통합의 출발점"이라며 "국민과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서 이번 일로 벌어진 갈등과 분열이 더 커지지 않도록 이 대표의 해명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