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지난해 7월 이상거래 심리 착수
지난해 9월 심리 결과 전달받은 금감원
곧바로 조사 착수 나섰다고 강조
野 "여전히 결론 못 내나" 금감원 압박
삼부토건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주주 등 이해관계자가 100억원대 차익을 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관련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주목받은 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삼부토건 관련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호 전 대표를 중심으로 200개가 넘는 본인 및 차명 계좌를 조사해 자금 출처 등을 파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주요 인물로 알려졌으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 전 대표가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단체 대화방에 올린 후 삼부토건 거래량과 주가가 급등했다며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해 온 바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면서 1000원대였던 주가가 같은 해 7월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삼부토건 대주주들은 2023년 5∼6월 주가 급동기에 매도에 나서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금융당국이 이 전 대표 관련자들에게 차익 자금이 직접 흘러갔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에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7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대한 이상거래 심리에 착수한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에서 이상거래 심리 결과를 전달받은 직후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200여 건의 미착수 사건이 있었지만, 지체 없이 신속하게 팀을 꾸려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삼부토건 관련 의혹에 대해 "특정 팩트 하나만으로 불공정거래가 바로 성립된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광범위한 자금 확인이나 계좌 간의 연계성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했었다.
특히 "중요 사건으로 보고 있는 중"이라며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100억원대 이상의 이익 실현이 있었던 것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금감원을 방문해 삼부토건 관련 조사 결과 공개를 촉구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관련 의혹 조사에 착수한 지 6개월여가 흘렀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금감원이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가족, 최대 주주, 관련 법인 등 10개 안팎의 계좌에서 2023년 5월 이후 수백억 원어치의 삼부토건 주식을 팔아 치운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주가 급등 시기에 주식을 처분해 얻은 차익은 최소 100억 원대에 달하지만 금감원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