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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고…" 통증 안고 뛴 안세영, 왕즈이 꺾고 극적인 역전 우승[전영오픈]


입력 2025.03.17 02:39 수정 2025.03.17 06:2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안세영 ⓒ AP=뉴시스

통증을 안고 뛴 ‘세계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궜다.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에서 펼쳐진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24·중국)에 게임 스코어 2-1(13-21 21-18 21-18) 승리했다.


4강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를 2-0(21-12, 21-17)으로 꺾고 지난해 결승 무대서 당한 패배를 설욕한 안세영은 결승에서 왕즈이를 잡고 2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체력적 우위와 노련한 플레이, 감동적인 투혼으로 일군 우승이다.


경기 전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안세영은 4강에서 오른 허벅지 뒤쪽을 만지며 통증을 호소했다. 승리 후에도 불편한 표정으로 코트에 주저앉아 부상 우려를 키웠다. 다시 일어나 팬들 앞에서 포효했지만,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컸다.


역시 여파가 있었다. 초반부터 긴 랠리를 이어가던 안세영은 평소의 스텝이나 리듬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유의 수비는 여전했지만, 공격에서 라인을 살짝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왕즈이의 공격은 라인에 걸치는 경우가 많았다. 안세영의 챌린지도 통하지 않았다. 4-10으로 끌려가던 안세영은 결국 뒤집지 못하고 1게임을 내줬다.


2게임에서도 1분 이상의 랠리를 펼칠 만큼 치열했지만 주도권은 잡지 못했다. 왕즈이가 수비 중 넘어졌는데 안세영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흐름을 내주고 14-16으로 뒤집혔다.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공격을 이어간 안세영은 왕즈이의 범실을 유도하며 18-18을 만들었다. 왕즈이의 좌우로 찌르는 공격을 모두 받아내며 19-18 역전에 성공한 뒤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다. 왕즈이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던 중국 팬들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결국 안세영은 38분 만에 2게임을 따냈다.


안세영 ⓒ AP=뉴시스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3게임을 맞이한 안세영은 백핸드 드롭까지 선보이며 2-1 리드를 잡았다. 왕즈이의 체력이 떨어진 것을 간파한 안세영은 힘을 뺀 지능적인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으며 5-3으로 앞서나갔다. 여유와 노련미까지 과시한 안세영은 먼저 11점에 도달했다.


그러나 무릎과 허벅지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보인 안세영은 확실하게 끝내지 못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해 접전 양상을 띠었다. 하지만 막판에 왕즈이의 범실을 유도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하고 눈물을 쏟고 포효했다.


주저앉을 듯하다가도 갑작스럽게 괴력을 뿜으며 일군 승리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생각만 했다. 그때마다 힘이 솟았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오픈마저 우승으로 장식한 안세영은 올해 치른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여제’의 행보를 이어갔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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