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현대제철, 전사 희망퇴직 시작...75년생부터

최대 3년치 위로금 지급...성과급 추후 별도 결정

복합 위기 속 자구책...미래 경쟁력 위한 투자도

현대제철 판교 사옥 전경.ⓒ데일리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현대제철이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중국산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복합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1975년 이전 출생한 만 50세 이상 직원이다.

정년까지 남은 연봉의 50%(최대 3년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며 자녀 학자금은 1인당 1000만 원(최대 3명)까지 지원한다. 성과급은 추후 별도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14일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전 임원의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도 검토 중”이라며 “국내외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현대제철은 최근 포항 2공장 가동을 축소했고 포항공장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및 당진제철소·인천공장 전환 배치 신청도 받았다. 이번 희망퇴직 확대는 경영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 차원의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에 현대제철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해외 투자에도 나섰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기반의 자동차강판 특화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가 투입되는 이번 투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대미 투자 계획의 핵심 중 하나다.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부담을 회피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