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4월 2일 예정대로 상호관세 발표 계획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큰 타격 불가피
미국산 소고기 수입 조치 등 한국의 불공정 무역행위 주장 미국 내서 봇물
이미 철강·알루미늄·자동차 25% 관세 부과 중…반도체·의약품에도 예정
오는 4월 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개별 품목관세에 이어 전 세계 국가들의 대미 관세와 비관세 무역장벽을 고려해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하게 되면 거대 소비시장인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그 대상이 되는 만큼 전 세계는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에 빠져들게 된다.
특히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서 각 국이 미국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하고 이와 동시에 어려움에 처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외 다른 나라의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물량을 제한할 경우 글로벌 통상에 대혼란이 빚어져 기존 세계 무역 질서는 붕괴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전쟁의 목적에 대해 지난 대선 때부터 꾸준하게 36조 달러(약 5경2천671조원)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해소하고 쇠락한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것이라고 강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관세 구상이 실제 효과를 보고 있는 측면도 있다. 그는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현대차그룹의 대미 210억달러(31조원) 투자계획 발표 당시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로 부를 정도로 상호관세에 집착하고 있는 데는 미국이 전세계 무역상대국으로부터 갈취당해왔다는 뿌리 깊은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나라가 '강간'과 '약탈'을 당하도록 허용했다. 많은 부분이 우방국들의 소행"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미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를 '더티 15'(Dirty 15·지저분한 15)라고 칭했는데, 이들 15개 국가에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의 무역에서 큰 흑자를 보고 있는 동맹인 한국과 일본, 독일, 멕시코, 캐나다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크다.
결국 동맹국이든 적성국이든,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든 아니든간에 트럼프의 상호관세 그물에서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고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의회 합동연설에서 "한국은 미국 관세의 4배"라고 주장하기도 했고, 특히 그가 상호관세를 예고한 이후 미국 업계에선 온라인 플랫폼 기업 독과점 규제, 도살 당시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한 미국산 소고기 수입 조치, 약값 책정 문제, 외국 콘텐츠에 대한 스크린 쿼터제 등을 한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라고 주장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 상호관세 부과 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지난 12일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 중이고 내달 3일부터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와 자동차 핵심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그밖에 반도체, 의약품 등의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