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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 없는 양현종, 예상 연봉 얼마?


입력 2017.11.24 06:39 수정 2017.11.24 08:1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정규시즌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MVP 수상

다른 MVP들과 달리 사상 첫 FA 출신 MVP

MVP를 수상한 KIA 양현종. ⓒ 연합뉴스 MVP를 수상한 KIA 양현종. ⓒ 연합뉴스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가 고민에 휩싸였다.

KIA는 지난 한국시리즈서 두산을 꺾고 통산 11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정상에 오르면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들에게 논공행상을 하는 것이 당연지사.

FA 선수들은 정해진 계약에 따라 내년 시즌 연봉을 받게 되고, 비FA들은 뚜렷한 인상 배경을 바탕으로 두둑한 지갑을 채우게 된다. 하지만 KIA에는 이 범주에서 벗어나는 선수가 하나 있다. 바로 MVP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31경기에 나와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의 20승은 1999년 정민태 이후 처음이며, 순수 선발승으로만 따지면 1995년 이상훈 이후 22년만의 쾌거였다. 이에 높은 점수를 얻은 양현종은 페넌트레이스 MVP 자리에 올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흐름을 가져오는 완봉승에 이어 마지막 5차전에서 승리를 지켜내는 세이브까지 거뒀다.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MVP도 양현종의 몫이 됐다.

KIA 입장에서는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뚜렷한 인상요인이 있지만 그 폭을 얼마로 잡아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던 양현종은 해외 진출 또는 다년 계약을 뒤로 하고 KIA와 1년간 22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 이제 양현종은 3년간 FA 재자격을 얻을 때까지 매년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물론 선수가 이적을 원한다면 조건 없이 풀어주는 옵션이 있다.

2004년 이후 토종 MVP 연봉 인상률. ⓒ 데일리안 2004년 이후 토종 MVP 연봉 인상률. ⓒ 데일리안

지금까지 MVP를 받았던 모든 선수들은 큰 폭의 연봉 인상이 선물로 주어졌다. 2004년 배영수를 시작으로 2014년 서건창까지 토종 MVP는 모두 11차례 나왔다. 이들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은 최저 연봉에서 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된 2006년 류현진의 400%다.

류현진에 이어 2009년 KIA 김상현이 5200만 원에서 2억 4000만 원으로 361.5%나 뛰어올랐다. 100% 이상의 인상률이 거의 기본적으로 주어졌는데 유일한 예외는 2010년 이대호로 연봉조정협상까지 간 진통 끝에 61.5%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MVP들이 기존 연봉보다 2배 이상 몸값이 올랐던 이유는 역시나 수상 전 연봉이 비교적 낮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대호의 경우 당시로서는 3억 9000만 원의 초고액 연봉자라 100%로 맞춰줬을 경우 무려 7억 8000만 원에 이르렀다. 이때 만해도 리그 최고액은 두산 김동주의 7억 원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이대호의 사례를 적용시킬 수조차 없는 전혀 다른 범주에 속한다. 먼저 양현종은 사상 FA 출신 MVP가 된 선수다. 이는 초고액 연봉자이기 때문에 2010년 이대호의 인상률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올 시즌 연봉은 15억 원이다. 만약 이대호만큼의 인상률이 주어진다면 약 9억 원이 올라 24억 원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 양현종은 올해 KIA로부터 7억 5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즉, 그의 올 시즌 실수령액은 22억 5000만 원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계약금을 받을 수 없어 오롯이 연봉에 포함시켜야 한다. 22억 5000만 원에서 60%만 올라도 13억 5000만 원이 인상되기 때문에 36억 원의 초대형 몸값 선수가 등장하는 셈이다.

아무리 양현종이 뛰어나고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더라도 연봉 36억 원은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올 시즌 KIA 선수단의 연봉 총액(신인 및 외국인 제외)은 96억 8000만 원이었다. 따라서 양현종 1명에게만 3분의 1에 달하는 액수를 지출해야 한다.

그렇다고 양현종에게 양보를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지난해 선수 측이 다년 계약에서 한 발 물러나 구단을 배려해줬기 때문이다. 선수는 수차례 잔류를 표명했고, 구단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조건은 간단하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액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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