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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호숫가에 뜬 설날 한국의 달


입력 2018.02.27 05:23 수정 2018.04.06 08:38        이석원 스웨덴 객원기자

24일 재스웨덴 한인회 주최 ‘설날 잔치’ 성황리 개최

이정규 대사 “한-스웨덴 수교 60년 앞두고 뜻 깊어”

2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경쾌한 Kpop에 맞춰 역동적인 춤을 추고, 한국어 선생님과 함께 사물 악기를 연주하며, 파란 띠와 빨간 띠, 품 띠를 두르고 태극 품새를 선보이는 스웨덴의 소년 소녀들.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년을 앞두고 정말 멋진 설날 잔치였다.“

‘안경 선배’ 김은정의 마지막 “영미!!!” 외침을 기다리던 지난 24일 저녁, 스웨덴 국왕의 집무실이 올려다 보이는 스톡홀름 왕궁 앞 호숫가에 한국의 달이 떴다. 처음으로 ‘스웨덴 한인회 설날 잔치’가 열린 것이다.

재스웨덴 한인회(회장 임지표)가 주최한 이 날 행사에는 지난 1월 스웨덴에 온 신임 이정규 주스웨덴 한국 대사를 비롯해 최성은 영사, 강진중 세계한인무역협회 서유럽 담당 부회장 겸 스웨덴 한국입양인 후원회장과 안네 에크뢰프(Anne Eklöf) 스웨덴 한국입양인협회 회장, 그리고 한기숙 인문사회협회 회장, 신미성 재스웨덴한국학교(한글학교) 이사장, 손혜경 교장 등 170여 명의 한국 교민과 그들의 친지, 가족, 친구인 스웨덴 사람들이 참석했다.

이 날 잔치의 주최자인 임지표 재스웨덴 한인회장은 기존 송년 행사 대신 한국 최대 명절인 설날이 더 의미 있는 날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진 =  이석원) 이 날 잔치의 주최자인 임지표 재스웨덴 한인회장은 기존 송년 행사 대신 한국 최대 명절인 설날이 더 의미 있는 날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진 = 이석원)

7개월이 넘도록 비어있던 주스웨덴 한국 대사 자리에 새로 임명된 이정규 대사는 축사를 통해서 “한국은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이른바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5개 나라 중 하나”라며 “그만큼 국제사회에ㅣ서 높아진 위상에 맞는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가야 하는 책임감을 지닌 국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는 특히 내년인 2019년이 한국과 스웨덴이 외교 관계를 맺은 지 60년이 되는 해임을 강조하며 “60년을 이어온 한국과 스웨덴의 외교 관계에 있어서 스웨덴 한인 동포 사회가 보이는 곳은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역할을 해온 점에 깊이 감사한다”고 치하했다.

이 날 행사는 임지표 회장의 잔치 시작 선언과 이정규 대사의 축사에 이어 축하공연이 열렸다. 교민인 김건희(한국어), 김용범(스웨덴어) 씨의 사회로 시작한 축하공연은 스웨덴 청년 9명으로 구성된 Kpop 댄스 그룹 ‘체리 사브리(Cherie Sabrie)’를 시작으로 스웨덴 가수 아만다(Amanda)와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한국 싱어송라이터 제야(Zeya)의 축가가 이어졌다.

스웨덴 청소년으로 구성된 Kpop 댄스 그룹의 공연. (사진 = 이석원) 스웨덴 청소년으로 구성된 Kpop 댄스 그룹의 공연. (사진 = 이석원)

재스웨덴 한국학교 황덕령 교사와 학생들이 펼치는 사물놀이 공연. (사진 = 이석원) 재스웨덴 한국학교 황덕령 교사와 학생들이 펼치는 사물놀이 공연. (사진 = 이석원)

또 한글학교 교사 황덕령 씨와 한글학교 성인반 사물놀이팀의 전통 사물놀이 공연, 태권도장인 무도 아카데미의 어린이와 청소년 태권도 수련생들의 태권도 시범도 참석자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축하 공연 후 참석자들은 한인회에서 마련한 전통 한식 뷔페로 더욱 정겨운 시간을 이어갔다. 이 날 김치와 잡채, 불고기와 청포묵 무침, 전 등으로 차려진 전통 한국 음식은 한국 교민들은 물론 그들과 함께 참석한 스웨덴 사람들에게 특히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한국과 스웨덴 국제결혼 커플의 어린 자녀들도 전통 방식대로 만들어진 한국 음식에 열광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독일계 라트비아인이면서 한국에서 9년 동안 산 경험이 있는 데니스는 세계 각 국의 친구들과 함께 이 날 잔치에 참석했다. ‘한인회 설날 잔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참가 신청을 한 데니스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공연과 음식, 그리고 한국 교민들과의 다채로운 만남 때문에 너무 즐거웠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스톡홀름의 태권도장 무도 아카데미 수련생들의 태권도 시범은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사진 = 이석원) 스톡홀름의 태권도장 무도 아카데미 수련생들의 태권도 시범은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사진 = 이석원)

전통 한식으로 차려진 식사는 한국 음식을 스웨덴에 더 잘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사진 = 이석원) 전통 한식으로 차려진 식사는 한국 음식을 스웨덴에 더 잘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사진 = 이석원)

재스웨덴 한인회의 임지표 회장은 “원래는 송년 행사를 해왔는데, 연말에는 교민들 대부분이 너무 바쁘고, 또 한국 최대 명절인 설날에 한인 교민들이 모여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 더 뜻 깊겠다는 생각에 설날 잔치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이정규 대사는 “송년의 밤이었으면 참석하지 못했을 뻔 했는데, 설날 잔치가 돼서 참석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대사는 각 테이블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잔치에 참석한 교민과 스웨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한편 설날 잔치를 마친 후 새벽 1시(한국 시간 25일 오전 9시)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선수들이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하게 돼 참석한 교민과 스웨덴 사람들 사이에 선의의 경쟁에 대한 다짐도 있었다.

이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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