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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와일드카드’ 황의조, 정녕 최선일까


입력 2018.07.16 14:02 수정 2018.07.16 14:03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유럽서 활약 중인 석현준 대신 황의조 선택

기대주 이강인과 백승호도 고배, 책임은 감독에게로

김학범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학범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이 1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20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황희찬과 이승우,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이름을 올렸고, 기대주 황인범과 나상호, 제2의 기성용이라 불리는 김정민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문제는 와일드카드다. 23세 초과 선수로 뽑을 수 있는 단 3장의 카드를 손흥민과 조현우, 황의조에게 썼다. 손흥민과 조현우는 이해할 수 있다. 손흥민은 말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이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2골이나 터뜨렸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스타다. 지난해 11월 A매치에 데뷔한 선수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활약상을 남겼다.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부터 ‘득점이다’ 싶은 슈팅을 수차례 막았고, ‘디펜딩 챔피언’ 독일전에서는 무실점 경기까지 치렀다. K리그1에서 검증된 강현무가 있지만, 세계무대서 인정받은 조현우라면 뽑을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그러나 스트라이커 황의조를 23세 초과 선수로 발탁한 것은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능력이 있는 선수란 것은 안다. 황의조는 지난 2013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K리그 통산 140경기 35골 8도움을 기록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에는 A매치에도 데뷔했고, 골맛도 본 바 있다.

거기까지다. 황의조는 A매치 11경기에서 딱 1골 넣었다. 지난해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도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올 시즌 J리그에서 7골을 터뜨리며 최다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큰 의미가 없다.

K리그에선 부진했지만 J리그에서는 이름값을 했던 공격수는 무수히 많았다. 압박과 수비 강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의조는 현 소속팀 감바 오사카로 이적하기 전이었던 2017시즌 전반기 K리그2에서 18경기 5득점에 그쳤다. 1부 리그가 아닌 2부 리그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남겼었다.

황의조의 발탁을 이해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유럽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석현준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석현준은 2017-18시즌 프랑스 리그 앙 26경기(선발 13)에서 6골을 터뜨렸다. 과거 포르투갈 리그에서는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 그런 석현준이 황의조에게 밀렸다.

김학범 감독은 “난 학연, 지연, 의리로 선수를 뽑는 지도자가 아니다”라며 “성적을 반드시 내야 하는 상황에서 사적 감정으로 선수를 뽑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는 현재 컨디션이 매우 좋다. 석현준을 안 뽑고 황의조를 뽑느냐는 목소리도 있는데, 현재 컨디션을 가장 큰 기준으로 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애초에 황의조가 아닌 석현준을 와일드카드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유럽 리그 휴식기 동안 철저한 몸 관리를 요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는 아니지만 기대가 컸던 이강인이나 백승호도 고배를 마셨다. 일찍이 유럽 무대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지만 너무 어린 나이와 부상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명단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선택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김학범 감독에게로 모아지고 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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