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정국 속 '협치' 강조한 문희상 국회의장
신년 기자간담회서 '통즉불통 불통즉통' 인용해 '협치' 강조
여소야대, 다당제, 야당 지지율 상승… 내년 정치 여건 어려워
신년 기자간담회서 '통즉불통 불통즉통' 인용해 '협치' 강조
문희상 국회의장의 신년 메시지는 '소통'과 '협치', '통합'이 화두였다.
문 의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지만, 저변의 민심은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의미의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가 외환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을 설득하고 고통을 분담하며 마음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국회에서 여야 간의 협치도 거듭 당부했다. 그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협치"라며 "제1당이 과반을 넘지 못한 채 4당, 5당 체제가 됐다. 따라서 협치는 국민의 명령이고, 20대 국회의 숙명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여야 협치 활성화의 성과로 △국회의장-원내대표 정례회동 △국회의장-5당대표 정례회동 △국회의장-5선이상 여야 중진의원 모임 정례화 등을 꼽았다. 취임 후 첫 국민통합 행보에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언급했다.
그는 "모든 협치의 기본은 만남"이라며 "만나야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역지사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또 "남은 임기 동안 이룩한 것은 물론, 그 외에 각 상임위 의원들과 여야 관료들도 만나는 시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치권 전체에 협치를 주문했다. 문 의장은 "국회 뿐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 모두 정치로 수렴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독선과 오만을 야기할 수 있다. 집권 3년차인 문재인 정부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2019년이 3·1 운동 100년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의 해라는 점을 밝히며 "새 100년의 역사는 반드시 국민 통합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피력했다. 그는 "올해는 국민 통합과 한반도 평화, 협치와 신뢰를 통해 대도약하는 대한민국의 원년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여소야대, 다당제, 야당 지지율 상승… 내년 정치 여건 어려워
이처럼 문 의장이 신년사에서 협치와 통합을 강조한 배경은 새해 정치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의 말처럼 현재 국회는 여소야대 국면에 다당제 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마지막 임시국회에서도 여야는 '김용균 법', '유치원 3법' 등 민생 법안 통과를 놓고 대립했다.
무엇보다 보수층의 결집으로 불균형했던 여야 관계가 균형을 이뤄가고 있어 올해는 한층 강화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탄핵정국 이후 지지율 박스권에서 벗어나고 있다. 올해 국회는 여야 간의 대치 상황이 심화되고 파행과 경색은 더 잦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 의장은 "국회 뿐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 모두 정치로 수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정치권이 정치적으로 타협할 문제를 법적 문제로 비화시키는 모습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와 정부, 청와대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사태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를 계기로 상호 고소고발전을 벌이기도 했다.
문 의장의 신년사의 소통 당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고 했지만, 정작 야당에게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또 "365일 국민과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지만,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문 의장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직 국회의장, 여권 원로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대통령에게 "야당을 포함한 각계각층과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 의장은 '대통령 혼밥설'을 물은 뒤 "각계각층과 만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 국민에게 안심을 줄 수 있다"며 "혼밥하는 것처럼 비춰져선 안 된다. 두루 식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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