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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본 페더러 울컥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력 2019.07.15 13:43 수정 2019.07.16 10: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2019 윔블던 테니스] 조코비치에 져 준우승

담담한 표정 유지하다 아내 만난 뒤 감정 일어나

조코비치에 져 2019 윔블던 우승 놓친 페더러. ⓒ 게티이미지 조코비치에 져 2019 윔블던 우승 놓친 페더러. ⓒ 게티이미지

노박 조코비치(32·세르비아)와 대접전 끝에 패한 로저 페더러(38·스위스)가 아내 미르카 페더러(41) 본 직후에는 울컥했다.

‘세계랭킹 3위’ 페더러는 1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서 열린 ‘2019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4시간57분 혈투 끝에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에 2-3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조코비치전 4연패.

지난해 윔블던 정상에 등극한 조코비치는 2연패 위업을 달성, 5번째 윔블던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통산 16번째 그랜드슬램 트로피다. 그랜드슬램 대회 역대 최다 우승자는 페더러(20회)다. 이날의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라파엘 나달(33·스페인)를 바짝 추격했다.

이미 8차례 윔블던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가 이번에 우승했다면, 최고령(만 37세 11개월)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런 고지를 눈앞에 두고 패퇴해 아쉬움은 더욱 컸다.

1시간 가깝게 치른 1세트를 잃고도 2세트와 4세트를 따내며 5세트까지 끌고 간 페더러는 게임스코어 8-7 리드한 가운데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챔피언십 포인트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2배 이상 많은 서브 에이스와 위너도 40개나 더 많았지만 포핸드 실책이 페더러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5세트 게임스코어 12-12 대접전까지 끌려갔다. 그리고 올해부터 바뀐 규정에 따라 타이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지친 페더러는 5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연이은 실책을 저지르며 1-4로 끌려갔다.

그래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두 차례 서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3-4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도 두 차례 서브 때 연달아 득점하면서 6-3으로 달아났다. 페더러는 범실로 마지막 포인트를 내주며 윔블던 9회 우승, 메이저 21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페더러 아내 미르카. ESPN 중계화면 캡처 페더러 아내 미르카. ESPN 중계화면 캡처

페더러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정말 대단했다. 익히 알고 있었지만 최고의 선수”라고 경의를 표하면서도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페더러는 “은색 쟁반이 아닌 황금 트로피를 가져왔다면 더 좋았겠지만”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이 나이에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하며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눈가가 촉촉해진 아내 미르카를 본 뒤에는 울컥했다. 미르카는 페더러에게 아내 이상의 테니스 스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 출신인 미르카는 이날도 페더러 경기를 지켜보며 가슴을 졸였다. 윔블던 정상에 설 수 있는 챔피언십 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두 번이나 기회를 날릴 때 머리를 감싸며 안타까워했다.

비록 윔블던 트로피는 가져가지 못했지만 페더러는 초라하지 않았다. 페더러는 4강에서 나달과 접전 끝에 승리했고, 이번 결승에서도 노코비치를 상대로 승리 직전까지 가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쌓여가는 나이에 따른 체력 저하만 최소화 할 수 있다면, 내년에도 다시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살아있는 ‘테니스 황제’라는 것을 보여줬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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