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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사실상 '위성정당' 열린민주당 창당…민주당은 수수방관


입력 2020.02.28 14:26 수정 2020.02.28 14:52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조합

"조국수호" 외치며 강성지지층에 호소

민주당 "우리와 무관한 일" 선긋기

정의당 등 제 정당과 갈등 불가피

정봉주 전 의원이 28일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했다. ⓒ뉴시스 정봉주 전 의원이 28일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했다. ⓒ뉴시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8일 가칭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했다. 열린민주당은 오는 4.15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만 참여하며, 민주당과 선명성 경쟁을 통해 강성 민주당 지지층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우리와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민주당 위성정당이라는 게 다수 정치권 관계자들의 평가다.


28일 이근식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석 왜곡과 민심 호도를 막기 위해 결단이 불가피한 시점”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식물정부화 시키려는 그런 행위를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창당 명분을 내세웠다.


이어 이 위원장은 “선명한 민주진영의 정체성을 고수하면서 더 강한 민주당, 더 선명한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건설 목표로 나가겠다”며 “우리 열린민주당이 민주당과 민주진영을 리모델링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숙원이었던 검찰개혁을 외쳤던 조국수호 촛불시민과 함께 나서겠다”고 했다. 민주당 내 강성지지층의 지지를 호소한 셈이다.


창당을 사실상 주도한 정 전 의원은 “민주당의 중도화, 보수화, 대야투쟁을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비판이 (창당의) 중요한 근거 중 하나”라며 “민주적 가치를 가지고 선명성 경쟁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받겠다는 게 우리가 지향하는 바”라고 부연했다.


열린민주당은 비례대표 선거에만 나설 예정이며 정 전 의원은 비례대표 순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진보진영 내 다른 비례정당과의 연대도 고려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과 무관하게 절실함을 가지고 움직이는 그룹들이 있다. 깨어있는 시민연대도 당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며 “그런 제 세력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밖의 일에 대해 어찌할 수 있느냐”며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관하며 묵시적으로 위성정당 설립을 용인한 게 아니냐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특히 이인영 원내대표와 전해철 의원 등 민주당 핵심실세들이 지난 26일 저녁모임에서 비례정당 창당에 관해 논의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심은 커지고 있다.


실제 총선 이후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당할 경우, 그간 “민주주의 흑역사”라 비난해왔던 미래한국당과 전혀 다를 게 없는 게 사실이다. 정 전 의원은 총선 후 합당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답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았다.


이와 관련해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산토끼를 겨냥해 당에서는 위성정당의 설립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유권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서 위성정당의 설립을 사실적으로 용인해주자는 일종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민생당과 정의당은 민주당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며 격하게 반발했다. 민생당 김정현 대변인은 “비례위성정당을 공식적으로 만들고 면피용으로 이름을 바꾼 한국당 보다 더 나쁘고 비열하다”며 “앞에서는 정치개혁을 이야기하고 뒷구멍으로는 꼼수 궁리라니 이게 집권여당으로서 할 일이냐”고 물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민주당 핵심 당직자들이 밀실에서 소위 '비례민주당' 창당을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요구한다”며 “수구세력의 꼼수를 따라 꼼수로 맞대응하는 것은 개혁입법의 대의를 훼손하고 개혁진보 세력이 공멸하는 길이며 참패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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