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4·7 재보선] 오세훈 '적극 지원' 안철수, 국민의힘 지지층 마음 얻을까


입력 2021.03.30 03:00 수정 2021.03.30 00:07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안철수, 오세훈 '적극 지원'에 야권 안팎서 호평

'단일화 실패' 우려 말끔 해소…보선 후 野 개편 청신호?

"국민의힘 지지층과 사전 교감 확보, 安에 동력이 될 것"

'원외' 安, 해결 과제도 분명…김종인과 관계도 변수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열린 증권가 순회 인사 및 합동유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한 이후 야권 안팎의 호평을 받을 정도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에 적극적으로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5일 이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합동 유세에 나섰던 안 대표는 29일에는 홀로 유세에 나섰다. 오세훈 후보가 이날 밤 열리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자토론을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유세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12시 40분 경 여의도 증권가 부근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함께 시민들을 향해 "오세훈 후보를 잘 부탁드린다", "기호 2번을 찍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오늘 오세훈 후보가 토론이 있는 관계로 유세가 없는 날이다"며 "그래서 공백이 있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렇게 다른 분들과 함께 나왔다"고 설명했다.


야권 안팎에서는 안 대표의 행보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 대표가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단일화 경선을 패배한 이후 소극적인 지원으로 일관해 '실패한 단일화'로 귀결됐던 사례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우려는 이미 말끔히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에서 단일화 그 자체보다 노심초사했던 부분이 과연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 수 있느냐의 여부였는데, 안 대표의 적극적인 행보에 단순한 기우였다는 생각이 든다. 고마움을 느끼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열린 증권가 순회 인사 및 합동유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 대표의 이 같은 '화끈한 지원'은 정권교체에 대한 진정성과 더불어 재보궐선거 이후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되는 야권 판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대통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일화 패배 이후 대선 잠룡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안 대표가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단일화 이전 안 대표 본인도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 선언했던 만큼, 제1야당과 당대당 차원의 '화학적 결합' 또한 이뤄내는 게 재보선 이후 안 대표와 국민의당의 당면과제라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안 대표가 오세훈 후보의 유세 지원뿐만 아니라 부산시장 선거의 박형준 후보 유세를 돕기 위해 내달 1일 부산을 찾기로 한 것도 4·7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전체적인 승리에 기여해 야권에서 자신의 지분권을 행사하기 위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날 유세 연설 중 "(재보궐선거에서) 누가 후보가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야권이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 약속을 드렸었다. 그래서 그 약속 지키러 온 것"이라며 "이 정부의 무능과 위선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꼭 2번 오세훈 후보를 찍어주셔서 반드시 이 정부 심판에 나서주시기를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야권의 승리'를 누차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제1야당이라는 간판과 조직의 중요성을 안 대표가 단일화 여론조사 패배 과정에서 절실하게 느끼지 않았겠는가"라며 "안 대표 본인 또한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공언한 상황에서 지지층과의 사전 교감 확보는 보궐 이후 행보에 상당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두번쨰)이 2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강북종합시장 입구에서 서울시장 선거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다만 국민의힘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대승을 거둔다 하더라도 안 대표의 앞길에 소위 '꽃길'만 깔려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먼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을 이루게 되면 정작 '원외' 신분인 안 대표가 통합 정당 내에서 맡을 수 있는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평가다. 최고위원회의에서의 모두발언 및 당대표로서의 공식 행보로 받았던 언론과 정치권의 주목도가 일순간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탓이다.


또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어떠한 형태로든 야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가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점도 과제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대표와의 공동 유세 여부에 대한 질문에 "내가 후보도 아닌데 같이 유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본인이 단일화를 외쳤고 단일화 됐으니까 우리 유세 현장에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 대표와 다른 동선을 이용해 각각의 유세를 이어갔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4월 7일 이후 완전히 사라진다면 안 대표가 야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커진다고 보여지지만 김 위원장이 당에서 역할을 계속하면 쉽게 자리잡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며 "우선 안 대표 본인도 합당이나 입당을 밝혔으니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의원들의 마음을 사야된다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아울러 장 소장은 "무엇보다 얼마나 진정성을 보여주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언론에서 진정성에 대한 평가를 받으면 마음을 얻을 수 있을 텐데, 만약 지금의 행보가 본인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상당히 위험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최현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