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린' 발매 후 4년 만에 역주행
예능·광고 러브콜 쇄도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뻔하고 유치하다고 평가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매력을, 그룹 브레이브걸스(BraveGirls)가 입증했다.
해체 위기에 있던 브레이브걸스는 최근 한 유튜브 영상으로 한 순간에 ‘연예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브레이브걸스로는 10년 만에, 지금의 멤버(브레이브걸스 2기)가 구성됐던 2016년으로부터는 5년 만의 일이다. 이들이 4년 전 발매했던 ‘롤린’(Rollin')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대중의 뜨거운 응원이 이어지는 건 신데렐라 스토리가 바탕이 되면서다.
‘롤린’은 지난 2017년 3월 7일 브레이브걸스가 발표한 곡으로 트로피컬하우스를 접목한 경쾌한 업템포 EDM 장르의 곡이다. 곡 자체로는 청량하고 듣기 좋은 멜로디의 명곡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발매 당시 음원 플랫폼 지니에서 TOP100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전의 앨범들에 비해 좋은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곡의 분위기와는 다른 과한 섹시미를 어필하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비속어와 선정성 논란으로 뮤직비디오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기도 했고, 무대 역시 과한 섹시미로 가득 채워지면서 ‘노이즈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그 이후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데뷔 당시부터 소속사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용감한형제의 적극 지원 아래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도 크게 대중의 시선을 끌진 못했지만, 그들의 음악에 반응한 건 ‘군대’였다. 특히 미니 3집 ‘하이힐’부터 국군 장병들에게 알음알음 인지도를 높였고 최근 역주행을 이끈 곡 ‘롤린’은 군인들 사이에서 인수인계되는 곡으로 유명했다. 심지어 속칭 ‘밀보드 1위’ 곡으로 꼽힐 정도였다.
흔히 ‘좋은 노래는 언젠가 터진다’고, 브레이브걸스의 ‘롤린’도 유튜브 비디터의 ‘댓글모음’ 영상을 통해 다시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그때는 주목받지 못했던 곡이 이제 와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건 곡 자체의 퀄리티에 해체 위기에서 각자의 살 길을 찾으려던 브레이브걸스 멤버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다.
잠깐 회자되고 끝날 거라는 생각에 ‘들뜨지 말자’는 이야기를 서로 나눴지만, 역주행으로 모든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음악방송에서도 1위를 하는 등 믿기지 않는 성과를 거뒀고 각종 예능프로그램, 광고 모델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판은 깔렸다. 소속사는 어렵게 온 기회인만큼, 다양한 활동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절절한 스토리를 털어놓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면, 다음 스텝은 가수로서의 본질로 승부를 봐야 한다.
소속사 수장인 용감한형제는 그간 소속 아티스트들 외에도 많은 아이돌의 곡을 썼고, ‘히트 작곡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작곡가로서의 성공은 단순히 곡을 잘 쓴다는 것을 넘어 타고난 ‘촉’이 있다는 것과도 같다. 뒤늦게 주목을 받은 또 다른 아이돌 노래인 유키스 ‘만만하니’, 제국의아이들 ‘후유증’도 그가 만든 곡이다.
이들처럼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인지도가 높지 않거나,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곳이 연예계다. 한동안 히트곡을 내지 못했던 용감한형제의 곡들이 다시 재평가되면서 용감한형제의 작곡가로서의 능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브레이브걸스가 얻게 된 인지도에 용감한형제의 ‘촉’이 더해진 결과물을 기대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