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인 정책 통해 '경제통' 이미지 구축 계획
'감정적 대응' 우려도…바지발언 등 '거친입' 리스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어떻게든 토론장에 앉히려 공을 들이고 있다.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는 상황 속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박주민 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법원 판결에 따라 진행 될 방송3사 초청 4자 토론회에 참석하고, 윤 후보 측이 제안한 양자토론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와 양자토론도 진행하고, 4자토론도 참석 할 것"이라며 "이제 윤 후보가 31일에 진행될 4자 토론에 참석할 여부만 밝히면 된다"고 했다. 방송사 주관 다자 토론과 윤 후보와의 양자 토론 두 일정을 모두 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윤 후보도 다자토론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가한 것이다.
이 후보 측은 윤 후보를 어떻게든 토론장으로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강점으로 꼽히는 정책을 강조한다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최근 이 후보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에게 오차범위 안팎으로 밀려나고 있다. 지지율 박스권을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정책 공약을 쏟아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선대위 내에선 국면을 전화할 만한 '빅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번 토론이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당에선 오랜 행정 경험과 풍부한 연설·방송 등 경력을 갖춘 이 후보가 토론과 정책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보는 만큼 윤 후보의 토론이 큰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간 '국민의 알 권리'를 강조하면서 윤 후보를 몰아세웠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다자토론의 경우 윤 후보가 공격대상이 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에서 기대하는 부분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책 공약을 쏟아내고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으나, 지지율이 정체된 측면이 있다"며 "토론을 통해 윤 후보를 정책 등으로 압박할 수 있다면 이 후보의 지지율에 반등이 올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거친입'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토론 과정에서의 네거티브 공세에 이 후보가 감정적 대응할 경우 이미지 실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도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주자 예비경선 2차 TV토론회에서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제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라고 받아친 바 있다.
선대위 소속 한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도 감정적인 대응을 했던 적이 있다"며 "야당 측에선 네거티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토론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이 후보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