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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 시대②] “열정 쏟을 수 있어 즐거워”…크리에이터 변신 나서는 ‘중년들’


입력 2022.06.09 11:01 수정 2022.06.09 09:4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박막례 이어 순자엄마 등 중년 유튜버들 인기

“중년들 삶의 현장 이야기가 모두 콘텐츠…이를 통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손녀와 함께 유튜버로 활약 중인 박막례, 아들 쫑구와 함께 일상을 공개하는 유튜버 순자 엄마, 밀라노에서 유학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패션디자이너 밀라논나(본명 장명숙) 등 50대부터 많게는 7, 80대 유튜버들을 보는 것이 이제는 흔한 일이 됐다.


순자 엄마는 50면 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며, 밀라논나는 90만 명, 박막례는 130만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대부분의 영상이 수십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인 인기 채널이다. 순자 엄마와 박막례는 유쾌한 일상으로 웃음을 선사 중이며, 밀라논나는 패션 업계 경험을 살려 패션과 라이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 자신들의 경험이 묻어나는 콘텐츠들로 중, 장년 시청자들은 물론 젊은 시청자들까지 아우르고 있다.


중년 유튜버 순자엄마·최재천ⓒ

이들 외에도 법률 정보 유튜버 차산선생법률상식, 자연과 인간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최재천의 아마존’ 농부 유튜버의 농사 채널 ‘성호육묘장’ 등 정보성 채널을 비롯해 중년들의 맛깔나는 먹방과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먹두리’ 등 다양한 채널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가 이제는 중·장년들의 정보와 지식 또는 경험과 연륜을 공유하는 하나의 창구가 되고 있다.


유튜브에 진출하는 다수의 일반인 중년들은 ‘도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알아두면 유익한 정책과 제도, 또는 유망 직업과 전문 자격증, 은퇴, 은퇴 후 자영업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채널 ‘내편TV’ 운영자는 국회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다 은퇴한 공무원으로, 이른 은퇴 이후 유튜브에 도전을 했다. 그는 “현재 50대 중반인데, 은퇴를 일찍 한 편”이라며 “은퇴 후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던 차에, 유튜브라는 세계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 같아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별한 기술도 노하우도 없이 무작정 도전했다는 그는 “1년 6개월 정도는 그냥 자기만족이었다. 구독자도 크게 늘지 않고. 하지만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노력을 한 끝에 현재는 4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 중인 대형 채널이 됐다.


아직 은퇴는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관심사를 녹여낸 채널로 구독자들과 소통 중인 유튜브 채널 ‘50몸짱TV’도 있다. 채널명처럼 50대 직장인이 운영하는 운동 채널로, 운영자는 현재 한 기업의 재무담당 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운동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이유에 대해 “2년 전에 운동을 좋아하니까 운동 유튜버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을 했다. 운동 채널은 젊은 분들이 많이 운영을 하시는데, ‘나도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편집도 몰랐는데, 이것 또한 영상을 보며 하나하나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또 다른 원동력을 얻는 것도 하나의 성과였다. 유튜브 채널이 점차 성장하면서 따라오는 결과물들도 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며 얻는 즐거움도 중년들이 유튜브를 운영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내편TV’의 운영자는 “흔히들 100세 시대라고 하지 않나. 수명이 늘어났다는 측면에서는 행복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은퇴 후 무작정 살아가는 게 불행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예전에야 은퇴하면, ‘고생하셨으니 당신들을 예우해 주겠다’, ‘행복하게 즐기시라’라는 것이 가능했을지는 모르나, 이제는 은퇴 후 긴 시간을 더 살아야 한다”라며 “남은 시간 동안 아무 일도 안 하면 의미가 없을 것 같더라. 열심히 할 수 있다는 대상이 있다는 건 너무 중요한 것이다. 열정을 바치고, 노력하고. 또 그러면서 경제적인 성과를 내고. 그러면 자식들에게도 다시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유튜브 운영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50몸짱TV’의 운영자 또한 “이제는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백세 시대니까. 앞으로 절반을 더 살아야 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2~30대가 하던 걸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족한 게 있으면 보충도 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여전히 건강을 지켜야 하고, 또 새롭게 도전을 할 수도 있고, 수요도 있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다면 이제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중년들이 그간 쌓아 온 지식이나 정보는 물론, 축적된 경험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더욱 깊이있는 메시지와 남다른 여운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이 중년 유튜버들만의 강점이 되고 있다.


‘내편TV’의 운영자는 “유튜브는 프로의 세계가 아니다. 아마추어의 세계다. 중년들이 가진 삶의 현장 이야기가 모두 콘텐츠가 된다. 그 경험은 본인만 한 것이다. 그들만의 독특한 경험도 콘텐츠가 된다. 지식의 나눔도 좋지만, 경험의 나눔이 공감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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