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7명 낳으면 훈장 수여"…마음 급한 푸틴, '구소련'으로 회귀하나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에게 '영웅' 훈장을 수여하던 구소련 제도의 부활을 알렸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관련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에 따르면 10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 양육한 러시아 여성은 열 번째 아이가 1살이 될 때 금과 다이아몬드로 만든 '어머니-영웅' 훈장과 함께 100만 루블(한화 약 2,100만 원)의 포상금을 받게 된다.

훈장을 받기 위해서는 수여 시점에 앞서 낳은 자녀 9명이 모두 생존해 있어야 한다.

이 제도는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서기장 시절인 1944년 제정된 후 1991년까지 유지된 바 있다.

당시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2,700만 명에 달하는 인명 피해를 본 탓에 출산 장려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앞서 '어머니-영웅' 훈장을 받은 여성은 약 43만 명이었다.

푸틴이 '구소련의 망령'을 부활시킨 건 러시아의 인구 감소세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러시아의 올해 상반기 출생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나 감소했다.

또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악화한 국민 여론을 달래는 동시에 애국주의를 고취하기 위한 취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 대통령령에 따라 러시아는 7명 또는 4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 양육한 여성에게 '부모 영광' 훈장을 수여한다.

포상금은 각각 50만 루블(약 1,080만 원)과 20만 루블(약 430만 원)이다. 훈장을 받은 사람은 공공요금 할인과 연금 인상 등의 혜택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