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발굴된 중세 우물 속 유해들이 12세기에 살해당한 유대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CNN은 유해 속 뼈에 보존된 DNA를 추출해 최신 염기서열 분석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은 모두 아슈케나즈 유대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6구의 유해 중 4명은 친척 관계였고, 3명은 자매 사이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가장 어린 유해는 5살에서 10살 사이로 추정됐으며 생전 파란 눈과 붉은 머리를 가졌다.
2004년 영국 노리치 쇼핑몰 인근 우물에서 발견된 유해는 총 17구였다. 고고학자들은 그동안 이들이 단체로 우물에 들어간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애썼다.
특히 우물 속 유해들은 가지런한 형태의 다른 매장지 유해들과는 다르게 구조가 뒤틀리거나 다른 유해들과 조금씩 섞여 있었기 때문에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컸다.
이번 분석법에 따르면 발견된 유해들은 모두 도시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소요 사태 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시점은 1161년에서 1216년 사이의 어느 시점이다. 이 시기 가장 유력한 사건은 1190년의 3차 십자군 전쟁으로 인한 유대인 학살이다.
당시 많은 유대인들은 학살의 희생양이 되거나 자신들끼리 목숨을 끊는 등의 비극을 겪었다.
다만 연구진은 이 유해들이 3차 십자군 전쟁 당시 사망한 것으로 확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1174년 도시 내 대반란 시기에도 유대인이 다수 사망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는 새로운 과학 기술이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는데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줬다"라며 "지난날 일어났던 참혹한 학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직시하게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