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 가정들이 전쟁 발발 직후 포용했던 우크라이나 난민을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헝가리 한 시골 마을 노부부 집에 머물던 난민 알리사 가족이 최근 집주인 부부로부터 나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지난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앞서 헝가리 정부는 전국 평균 이상 에너지를 사용하는 가구에 대해 요금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치솟는 에너지 요금을 견디다 못한 집주인 부부가 알리사 가족에게 떠나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알리사 가족은 올해 4월 러시아의 공습을 피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를 탈출했다. 헝가리에 도착해 이틀 동안 호텔에서 머물던 이들은 "필요한 만큼 머물러도 된다"며 호의를 베푼 노부부 집에 거처를 마련하고 지내왔다.
알리사는 "집주인 부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머물러도 된다고 말했으나 지금은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라면서 "아주 공손한 말투로 '나가달라'고 요청하더라"라고 설명했다.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수 유럽 국가들은 난민을 맞아들였다.
그러나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걸어 잠그며 유럽 내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다. 특히 에너지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겨울이 다가오며 난민을 대하는 분위기도 달라졌다.
난민을 돕는 자원봉사자 아나스타샤 추코프스카야는 "더는 손님을 거둘 형편이 안 되는 유럽 가정 사이에서 퇴거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