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김치 수입액 25.9% 증가…99.9%는 중국산
식당, 급식 등 외식업체는 물론 일반 가정 소비도 증가세
작년 중국산 알몸 배추 논란 이후에도 중국산 김치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연말까지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여름 폭염과 폭우에 이어 최근 남부 지역을 강타한 태풍 영향으로 배추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 김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국내로 수입된 김치는 9649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9% 증가했다. 국내로 수입되는 김치의 99.9%는 중국산이다.
올 들어 각종 채소와 양념류를 비롯해 사실상 먹거리 가격이 대부분 인상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올 여름에 이어 최근 태풍까지 겹치면서 배추를 비롯해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국내산 포장김치의 경우 물량 부족으로 자사몰 판매를 중단한 곳도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태풍 여파로 올 김장시즌까지 배추 등 채소 가격의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배추 산지인 전남 해남은 전국 배추 생산량의 20%를 차지한다.
보통 8월 말에서 9월 초까지 가을배추 모종을 심는 시기인데 최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배추 생산지역 30% 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지역에서 배추를 다시 심는다고 해도 11월 김장철까지 수확이 어려워 배추 시세는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배추 도매가격은 한 달 전과 비교해 2배, 1년 전에 비해서는 3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여기에 무, 파, 양파 등 등 부재료 가격도 작년에 비해 2~3배 상승했다.
반면 중국산 김치는 국내산 대비 가격이 3분의1 수준이다 보니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수록 중국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전까지는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인해 일반 가정 수요는 비중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에는 점차 늘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온라인 구매 시 국내산 김치(10㎏ 기준)는 보통 5만원이 넘지만, 중국산은 1만5000~2만원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는 식당 등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기존에도 수입산 김치 대부분은 식당이나 급식업체를 통해 소비가 됐지만 최근에는 국산 김치를 찾는 문의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알몸 배추 사건에 최근 담배꽁초 사건까지 잊을만하면 중국산 식품에 대한 위생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가격에 대한 이점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가 없고 중국산이 아니면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족발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일반 식당이야 다른 반찬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족발, 보쌈집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면서 “판매가격을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고 주인이 모든 걸 떠안을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뉴스에서 중국산 김치나 식품에 대해 보도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기는 하지만 당장 중국산이 아니면 방법이 없다”며 “우리도 메뉴판에 국산 김치라고 써놓고 판매하고 싶지만 가격을 맞출 수가 없다. 작년 수준만 돼도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