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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산은 회장 취임 100일…부산 이전·기업 매각 '격랑'


입력 2022.09.14 17:09 수정 2022.09.14 17:27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노조 반발 격화…총파업 참가

대우조선 등 구조조정 안갯속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본점 부산 이전과 기업 매각 이슈는 뚜렷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아 산은의 앞날은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를 열고 본점 이전과 관련해 "아무리 제가 회장이라도 국가 최고 책임자들이 정한 것을 뒤집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전 방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그는 "정부가 결정한 공공기관 이전 사안을 우리가 거부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우리 직원들이 좀 더 냉정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부산을 왜 가야하는지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 못했다는 반성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 본점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자 국정과제다. 최근 윤 대통령이 부산 이전 추진에 대해 속도를 내라고 주문하면서 잠잠했던 산은 이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제7차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산은의 부산 이전을 조속하게 추진해달라"고 말했고, 강 회장은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부산 이전은 산은 노동조합이 극심히 반발하는 사안이다. 강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노조가 매일 출근길 시위을 벌이는 이유다. 앞서 산은 노조는 ▲네트워크 효과 및 경쟁력 약화 ▲정책지원 규모 축소 ▲업무 비효율 ▲인력 유출 등 이유를 들어 이전을 반대해왔다.


지난 8일 강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본점 이전 관련 사내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직원들 반발로 무산됐다. 노조는 이날도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1층 로비에서 "이전 반대"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오는 16일 예정된 금융노조 총파업에서도 산은의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중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와 함께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 이슈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우조선해양·KDB생명 매각, 아시아나·대한항공 인수합병, 등 강 회장 취임 전 산은이 추진했던 굵직한 구조조정 건들이 무산됐는데, 이날도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독과점'으로 보고 불허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처리 방향이 담긴 컨설팅을 외부에 의뢰했고 결과를 받은 상태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대략적인 컨설팅 결과가 나왔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 경영효율화 등이 필요하다"며 "산은 지주 체제의 효용성도 다했다고 보는데, 분할 매각 등 사전적 조건을 달지 않고 어떤 접근 방식이든 간에 빠른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무산된 기업 구조조정 사례는 KDB생명 건이다. 산은은 지난 4월 KDB생명의 예비인수자인 JC파트너스가 보험사의 대주주 요건에 충족하지 않는다고 보고 주식거래계약을 해제했다.


강 회장은 "현재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보험사의 매각 요건이 좋아지는 것을 판단해 준비과정을 거쳐 매각을 시행하겠다"며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아시아나·대한항공 합병 건에 대해서도 "현재 5개국 승인이 나지 않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미국의 판단은 올해 안으로 나올 거 같다"며 "미국 판단에 유럽도 준할 것으로 예상하며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외교부, 산업부 등 정부부처와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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