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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푸른 지구 위해 앞장선다…2030년까지 7조원 투자


입력 2022.09.15 11:00 수정 2022.09.15 10:14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 '新환경경영전략' 보니

RE100 가입 · 초저전력 제품 개발 · 재활용 등

2030년까지 7조 원 이상 투자 예정

삼성전자가 15일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친환경 경영전략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지난 1992년 '삼성 환경선언'을 통해 처음 환경 문제에 대한 원칙을 세운 이후 30년 만에 내놓은 '新환경경영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초저전력 반도체∙제품 개발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직접 배출 감축에 투자 확대…RE100 이니셔티브 가입


가장 먼저 삼성전자는 2050년 직∙간접(Scope1∙2) 탄소 순배출을 제로화하기 위해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며, 아울러 RE100 이니셔티브에도 가입한다.


5년 내에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남아와 베트남은 2022년, 중남미 2025년, 동남아∙CIS∙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각각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완료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미국, 중국,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체결하는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2030년 DX부문부터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하고 DS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700여만 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삼성전자의 탄소중립은 그만큼의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의미다. 단순 계산했을때 이는 자동차 800만대 운행 중단 효과가 있다.


글로벌 IT 제조사 중 전력 사용량 최대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25.8TWh, 2021년)을 사용하는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ies) 제조기업이다.


이는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량 14.6TWh의 1.76배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전자가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그 규모는 약 7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기도 하다.


다만 전력 수요가 큰 만큼 재생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다. 또한 반도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여건은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단가는 높아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회사는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측은 "친환경 경영 패러다임 전환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한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초저전력 반도체∙전력사용 절감 전자제품 개발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 제고에 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2027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 1500여 대도 100% 무공해차인 전기∙수소차로 전환한다.


아울러 원료부터 폐기∙재활용까지 자원순환성을 높이기 위해 소재 재활용 기술과 제품 적용을 연구하는 조직인 '순환경제연구소'를 설립했다. 궁극적으로 제품의 모든 소재를 재활용 소재로 대체하는 것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을 추진한다. 갤럭시 Z 폴드4에 적용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의 적용 제품도 확대해 나간다. 2030년까지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15일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이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적시는 모습.ⓒ삼성전자

수자원 재활용 최대화로 물 소비 최소화


아울러 사업장의 자원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순환 활용 극대화에 나선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은 2030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배출하는 대기와 수질의 오염물질도 최소화한다. 새로운 처리기술 개발과 적용을 통해 방류수는 하천 상류 수준의 깨끗한 물로, 배출 대기는 국가 목표 수준의 깨끗한 공기로 처리해 배출할 계획이다.


'탄소 잡고, 미세먼지 줄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개발·상용화하기 위해 작년 9월에 종합기술원 내 탄소포집연구소를 반도체 업계 최초로 설립했다.


탄소포집 기술을 2030년 이후 반도체 제조시설에 적용한 뒤 전사와 협력사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해당 기술개발이 결실을 맺을 경우 업계 공통의 탄소 배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고 반도체 산업의 친환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를 오염시키는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 2030년부터 지역사회에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미 지난 2019년 미세먼지연구소를 설립해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탄소중립 목표를 포함한 환경전략의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구체적인 과제별 실행 로드맵을 수립했고, 대표이사가 주관하는 지속가능경영협의회와 사외이사로 이루어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통해 이행 경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7조 원 이상 투자


삼성전자는 국내 4대 기업 중 유일하게 RE100 미동참을 고수해왔다. 다소 뒤늦게 가입을 선언한 것은 탄소중립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간 글로벌 금융회사와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RE100에도 가입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시기의 문제'라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듯 지난 9월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조만간 친환경 관련 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확실하게 투자를 내걸 예정이다.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 원 이상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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