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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협, 유동성 비상…'주의 이하' 조합 100개 육박


입력 2022.10.20 06:00 수정 2022.10.20 16:17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전국 873곳 중 10.5% 달해

아파트 집단대출 전면 중단

서울 남대문로 신협중앙회 본관 전경. ⓒ신협중앙회

전국 신협 조합 가운데 유동성 평가에서 '주의' 이하 등급을 받은 곳이 100군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 조합 10곳 중 1곳 이상이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한 셈이다.


이로 인해 신협중앙회가 올해 말까지 아파트 중도금 대출의 전면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지역 조합의 부실 우려는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신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으로 유동성 단계 기준 상 주의 등급 이하에 해당한 소속 조합은 92개로 지난해 말보다 20개 늘었다. 전국 신협 조합 873개 중 10.5%에 달하는 숫자다.


신협중앙회는 이처럼 내부 부실 위험이 높아지자 최근 전체 조합을 상대로 충분한 수준의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신협 전체 조합의 평균 유동성비율이 89.5%로 은행권(98.9%)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합별로 보면 몇몇 곳들의 유동성비율은 30%대에 그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가장 낮은 유동성비율을 기록한 신협 조합은 안양시 안양동에 위치한 미래신협으로 31.9%에 불과했다.


이어 ▲안산중앙신협(34.1%) ▲밀알신협(34.8%) ▲대성신협(34.9%) ▲포천신협(34.9%) ▲연수송도신협(39.8%) ▲신제주신협(40.3%) ▲가톨릭수원교구신협(40.9%) ▲화성한마음신협(40.9%) ▲미소신협(41.3%) 등이 유동성비율 하위 10개 신협 조합에 이름을 올렸다.


신협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유 자금 확보 어려움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차주들의 부실 우려가 향후 조합의 유동성과 수익성 악화로 전가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당분간 대출 확장보다는 충분한 수준의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합들에게 강조했다.


이에 신협중앙회는 올해 연말까지 집단대출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집단대출은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특정 차주들에게 공동 실행되는 여신이다. 일반적으로 신규 분양 혹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입주 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취급되는 대출이 여기에 속한다. 이번에 신협이 취급을 중단키로 한 집단대출은 중도금·이주비·부담금대출이다.


아울러 공동대출의 신규 취급 역시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공동대출이란 2개 이상의 조합이 같은 사람에게 내주는 담보대출을 일컫는 표현이다. 주로 상가와 오피스텔 등 부동산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 동안 신협 등 상호금융권은 유동성비율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관리 미흡 및 부실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초 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상호금융에서 유동성비율은 100% 이상 유지하되 소규모 조합에 대해서는 적용 비율을 차등 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규제가 2024년 12월 29일부터 적용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신협의 자체적인 고강도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다만 신협 관계자는 "현재 유동성 주의 단계 조합 수는 평년 수준으로, 특별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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