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野, 정부·여당 비협조에 어려움...올해 유독 더해"
박홍근 "오늘 반드시 본회의 열어 이상민 해임 건의안 처리"
정기국회가 회기 종료일을 맞은 가운데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9일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 표결을 예고하면서, 예산안 협상은 파행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선 예산 후 국정조사'를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부디 새 정부가 경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폄하하지 말고, 예산을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하지 못했던 일을 정권을 잃고 이제 새로 하겠다는 것은 몽니이고 잘못된 것"이라며 "2014년 새 국회법 시행 이후 예산 법정기일인 12월 2일을 넘긴 적은 있어도 정기국회 마감일인 9일을 넘긴 적은 없다. 정권이 교체된 해에는 특히 야당이 정부·여당의 새 정책에 협조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는 유독 더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과 여러 차례 협상하고 있지만 아직 중요한 대목 몇 개가 남아서 오늘 중 타결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특히 예산처리와 관련해서 법인세 인하가 중요 쟁점이 돼 있다. 자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좋은 중재안을 내놨는데 이마저도 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 전, 이 장관 해임건의안만 강행한다면 민심의 역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만약 오늘 본회의가 열려 민주당이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이 표결 처리하면, 여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169석을 가진 다수당인 민주당이 힘으로 강행 한다면 사실상 여당으로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이렇게 예산안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임건의안만을 강행한다면 민심의 역풍이 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먼저 예산안을 처리하고 국정조사 후에 그다음에 책임을 묻자고 했던 국정조사의 합의 정신도 파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안타깝게도 민주당에 오늘 국회 본회의 주인공은 내년 예산안이 아니라,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이라며 "민주당은 오늘까지도 이재명 방탄을 위해 민생을 포기하려 하고 있다.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민주당은 정쟁 유발이 아니라 국회 본연의 임무인 예산안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장은 약속대로 오늘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 이상민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오늘은 국회의장이 약속한 마지막 본회의"라며 "국민께서 이미 파면한 총체적 책임자인 이 장관을 그대로 둔다면 제대로 된 진상 규명도, 책임자 문책도 더 어려워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위해 '감액 중심의 수정안'을 준비했다"며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국회의장께 수정안을 우선 전달해서 처리 의사를 확인하고 제출을 결정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