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조정안 따라 5분 내 탑승 시도…서울교통공사, 탑승 막고 퇴거 요청
전장연 "관치 폭력으로 막아…3일 오전 10시 30분까지 1박2일 투쟁할 것"
새해 첫 출근일인 2일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했다. 전장연은 법원의 중재안 대로 지하철 지연이 5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는데, '무관용 강경 대응' 입장을 예고한 서울시와 서울시교통공사(공사) 측이 경고방송 불응을 이유로 전장연 관계자들의 탑승을 막으면서 1시간째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전장연 회원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위한 시위를 열었다. 전장연은 오전 9시13분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열차에 탑승하려고 했으나, 공사 직원이 현장에서 스크린도어 앞을 가로막고 승차를 막아서면서 지하철이 지연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공사 측은 전장연이 거듭된 집회 퇴거 요청에 불응했다며 탑승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8시께 지하철 삼각지역 역장은 "역 시설 등에서의 고성방가 등 소란, 광고물 배포 행위, 연설행위, 철도종사자의 집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전장연은 즉시 시위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달라. 퇴거 불응시에는 공사는 부득이 역사 탑승 거부할 수 있음을 알린다"는 경고 방송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관치 폭력으로 막고 있다"고 반발했으나, 지하철에 탑승하는 데 결국 실패했다. 그는 "법원 조정안을 수용해달라. 5분 지연과 관련해선 현장을 판사가 충분히 인식하고 내린 결정"이라며 "전장연은 판사의 조정안이 불평등했지만 수용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3일 오전 10시 30분까지 삼각지역 탑승구에서 1박2일 투쟁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한 법원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오세훈 시장은 지난 1일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늦춘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며 지난 2021년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