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1급 기밀문서' 유출 시점 지난 1월"

"채팅 서비스 업체 '디스코드' 대화방서 처음 공개"

디스코드 "수사 협조"

미국 버지니아주(州)에 있는 국방부 펜타곤 건물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전략과 한국 등 동맹국들에 대한 미 정부의 감청 등이 담긴 문건이 온라인에 유출된 시점이 3월이 아닌 1월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음성과 화상통화, 채팅 서비스 업체'디스코드'의 한 이용자가 지난 1월 처음으로 문건 파일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문서들이 유출됐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1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채팅 대화방에 참여한 한 익명의 회원은이 지난 1월에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세부 정보와 이스라엘 및 한국과 같은 미 동맹국들에 대한 통신 도청 내용, 러시아 군사 계획에 대한 미국 침투의 세부 정보 등이 담긴 파일을 올렸다.

이중 일부의 업로드 시점은 1월 13일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 파일의 확산이 시작한 것은 2월 말∼3월 초였다.

처음 문건이 공유된 대화방의 멤버가 다른 그룹으로 수십 건의 문건을 공유했고 이후 대규모 회원을 보유한 커뮤니티 '포챈'(4chan) 등에도 문건이 노출됐다.

이어 지난 5일 러시아가 텔레그램에서 운영하는 선전·선동 계정에 몇 개의 편집되지 않은 문서들과 함께 조작된 정보가 섞인 문건들이 올라왔다. 미국 정부는 기밀 문건 유출 사실을 이때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미국 정부가 기밀 문건이 온라인에 유출됐다는 사실을 3개월 가까이 파악하지 못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는 국방부의 요청으로 해당 문건 유출과 관련해 최초 유출자를 찾고 문서유출 경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정부 조사가 시작되자 해당 문건을 퍼 나른 디스코드의 일부 사용자들은 디스코드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최초 게시자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WSJ은 디스코드에서 기밀 문건이 유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전투 게임인 '워 선더' 이용자들의 대화방에 영국의 챌린저 2 탱크에 대한 기밀 정보가 올라왔고, 프랑스 르클레르 전차의 매뉴얼도 유출됐다.

유출된 기밀 문건을 퍼 나른 일부 사용자들은 미국 당국이 수사에 나서자 디스코드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코드 측은 기밀 문건 유출에 대한 미국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