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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혁신위원장 사퇴' 후폭풍…'이재명 책임론' 두고 분열 양상


입력 2023.06.07 11:14 수정 2023.06.07 12:3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비명 "李, 중요 대목서 리더십 발휘 못해…퇴진해야"

친명 "'기승전 李 책임' 곤란…공격하는 게 혁신이냐"

내일 의원총회 주목…친명-비명 정면충돌 관측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낙점됐다가 논란 끝에 임명 9시간 만에 사퇴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과 관련, 민주당의 내홍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이사장 선임 논란 사흘째인 7일에도 이재명 대표를 향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친명계는 이 이사장이 불법·비리로 사퇴한 게 아니라고 맞서면서 이 대표를 엄호하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에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번 혁신위원장 인선의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의 전형적인 예가 드러난 것"이라며 "지도부나 이 대표가 보안 쪽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은데 적어도 조금 더 전에 (논의)해서 생각해 볼 여지를 줬더라면 인사 참사도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비판했다.


송 최고위원의 지적은 최고위원들이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장 인선을 발표하기 바로 전날 관련 내용을 처음 접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인사 참사 문제를 딛고 가능하면 이번 주 내로 빠르게 새로운 혁신위원장을 임명해서 출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한테 (혁신위원장 선임 논란) 책임을 지게 하기 위해 사퇴하라는 뜻이 아니라 이미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부터 자신의 결함을 안고 출발을 했다"면서 "돈봉투 사건이나 최측근 김남국 의원 코인 건에 대해서도 매우 부적절한 대응을 한, 그게 이 대표의 결함과 한계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면 스스로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아무리 혁신위를 구성한다고 할지라도 이번에 드러났듯이 자기 쪽에 기운 사람을 하지 않겠느냐. 그거는 본능에 가까운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혁신이겠느냐. 오히려 이 대표의 리더십에도 위기를 또 증폭시키고 당에도 큰 부담으로,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친명 중에서도 아주 강력한 지지 의사를 갖고 있는 분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했다는 것은 현재 있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더 강화하는 길로 가겠다, 이런 의지가 강한 것 아니냐"라며 "이런 점에 대해서 지금 상당히 심각하게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혁신위원장 인선한 것을 보면 혁신을 현재 지난 1년 동안 '이재명의 민주당', 이재명과 또 이재명을 지지하는 팬덤 지지층의 방향 이것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강성 지지층의 지지는 더 강화될 수 있지만 국민들의 지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월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면 친명계는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명계의 주장을 평가절하하며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비명계가 당의 쇄신보다 '이재명 퇴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의원 등 비명계가 이 대표 사퇴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와 탄핵도 수용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그렇게 강경하게 말씀하셨으면 어땠을까"라고 꼬집었다.


장 최고위원은 "(이 의원) 본인의 속내가 나온 거라고 본다. 결국 이 대표 사퇴가 본인의 목표여서 당의 쇄신보다는 대표 사퇴를 언급한 것 아니겠나"라며 "저는 그런 발언들은 좀 지양하시는 게 (좋겠다라는 생각이다) 당내 단합과 여러 국민들의 어떤 신뢰를 다시 얻어오는 민주당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는 좀 불필요한 발언이라 본다"고 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이자 당대표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기승전 이재명 책임론', '기승전 이재명 사퇴론'도 그렇게 적절한 대안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혁신과 발전 그리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당을 위해서 기본적인 것은 나도 민주당에 같은 우물물을 먹는 같은 사람으로서 애정을 가진 비판, 그리고 대안을 가진 비판을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비명계를 겨냥해 "이 대표와 지도부를 공격하는 것이 우리 당 혁신의 방향이냐라고 저는 묻고 싶다"면서 "당 대표나 지도부를 중심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 전체의 방향과 길을 모색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친명이냐 반명이냐 이 구도로 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래경 사태'가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된 상황에서 정치권의 시선은 오는 8일 열리는 의원총회에 쏠린다. 비명계는 의총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이 대표의 사과와 인선에 관여한 이 대표 및 일부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상임위원장 문제까지 얽혀있어 친명계와 비명계가 각종 사안을 두고 정면충돌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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