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원, 한국여자오픈 2차 연장 끝에 최종 우승 차지
비거리 대신 정교한 아이언샷 "어려운 코스서 자신"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정평이 나있는 홍지원(23, 요진건설)이 자신의 두 차례 우승 모두를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에 위치한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차 연장 승부 끝에 최종 우승자로 등극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 선두 마다솜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맞았던 홍지원은 2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한데 이어 3번, 9번홀에서도 보기를 적어내며 우승과 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연속 3개홀 버디를 따내며 선두 추격에 나섰고 경쟁자들의 부진이 겹치면서 동률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홍지원은 마다솜, 김민별과 두 차례나 연장전을 펼쳤고 그린 위에 올린 아이언 샷이 홀컵에 바짝 붙으면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홍지원은 우승 상금 3억원을 따냈고, 두 차례 이뤄낸 우승 모두를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홍지원은 지난해 역대급 난이도로 진행됐던 한화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장타자들이 각광받는 최근 추세에서 홍지원의 우승은 시대의 역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지원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드라이버 비거리가 긴 선수가 아니다. 여기에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인해 229야드(91위)였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24야드(115위)로 줄어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 했다.
그러나 홍지원에게는 남들보다 훨씬 정교한 아이언샷이 있었다. 실제로 홍지원은 이번 시즌 88%에 달하는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따내는 등 담대한 배짱까지 지닌 홍지원이다.
홍지원은 우승 후 방송사 인터뷰서 어려운 코스에 강한 이유에 대해 “변수가 많은 코스에서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려 했다. 어려운 홀에서 버디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들어 아이언샷의 정확도가 잡혀가고 있었다. 우승으로 이어진 계기가 됐다”며 롱 아이언을 잘 다루는 비결에 대해서는 “특별히 없다. 남들보다 많이 치기 때문”이라고 미소를 머금었다.
또한 홍지원은 향후 목표에 대해 “생각지도 못하게 우승 두 차례는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남은 3개의 메이저 대회(KLPGA 선수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그랜드 슬램을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