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업황 악화에 돈 안되는 사업 축소
LG화학 "설립 2년 지나 정기보수…현실적으로 매각 가능하겠나" 부인
LG화학이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의 ‘근간’인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까지 매각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NCC 2공장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사나 규모 등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나, NCC 공장 매각을 염두에 둔 것만으로도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장기적으로 돈이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주력 사업을 배터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모양새다.
LG화학은 현재 에틸렌 기준 연산 120만t 규모의 NCC 1공장과 90만t 규모의 2공장을 운영 중이며, 2공장을 매각할 경우 생산능력은 40% 이상 줄어든다.
앞서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난 19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LG화학의 구조적인 체질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한계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매각,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수익성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0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업계 불황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매각 대상으로 검토 중인 NCC 2공장은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몇 년 전만 해도 에틸렌 수요 증가로 생산능력을 확대했으나,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면서 공장을 돌리면 돌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가 됐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또한 기대치를 밑돌면서, 석화 사업 부문 1분기 평균 가동률은 전년 대비 14.6%p 감소한 77.4%를 기록했다.
노국래 본부장은 이에 대해 “중국 기업들의 정유·석유화학 일체형 콤플렉스 신증설 러시는 우리를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판매 가격이 변동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제품(사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에틸렌 공급 과잉 현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력 재배치도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희망자에 한해 신청을 받고 있다.
회사측은 NCC 2공장 매각을 부인하는 상태다. 우병민 LG화학 홍보팀장은 “인력 재배치는 석유화학 기업에서 늘상 있는 일이고, NCC 2공장은 설립 2년 이후 진행하는 통상적인 정기보수 이후 가동 시기를 검토 중이다.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