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마을에서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70대 노인이 이웃으로부터 10년 간 노동 착취를 당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KBS에 따르면 A씨의 아들은 농촌에서 홀로 사는 아버지가 걱정돼 집 안에 CCTV를 설치했다가 우연히 한 남성과 함께 밖을 나서는 아버지의 모습을 포착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서 A씨는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밭에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쟁기를 끈다. 그 뒤에는 다른 남성이 뒤따라가며 밭을 갈고 있다.
A씨의 뒤를 걷고 있던 남성은 다름 아닌 이웃 남성. 동네 주민들은 A씨가 지난 10년간 해당 남성의 농사일을 도맡아왔다고 전했다.
한 동네 주민은 "A씨가 땡볕에서 고추를 안 따면 그 집 농사를 못 짓는다고 할 정도다. 뒤에 쟁기를 달아서 소 마냥 거기를 다 갈았다"라고 밝혔다.
오랜 기간 고된 노동에도 A씨는 금전적인 대가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아니 (임금은) 안줘, 콜라 같은 음료수는 줘, 거기서 일하면 등허리가 딱 부러질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이웃 남성은 A씨 명의로 나온 160만원 상당의 면세유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웃 남성은 자신은 임금을 줄 정도로 심한 일을 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A씨가 종일 일한 적이 없으며 고춧가루도 열 번씩 빻아서 주고, 고구마나 감자도 줬기 때문에 본인은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A씨 아들은 "아버지가 지적 장애인인데 어떻게 보면 학대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장애인 인권 단체 등과 함께 학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