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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뒤로하고 총선 뛰어든 전직 장·차관, 엇갈리는 희비


입력 2024.02.23 07:00 수정 2024.02.23 07:0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임기 6개월 만에 박차고 나간 4명

두 명은 단수 공천·두 명은 경선

정황근·조승환 전 장관도 경쟁 중

당내 경선 뚫어도 더 치열한 본선

(왼쪽부터)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연말 자리를 내려놓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전 장관과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 모습. ⓒ데일리안 DB

지난 연말 자리에 오른 지 6개월도 안 돼 사표를 쓰고 총선에 뛰어들었던 장·차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단수 공천을 받아 예선전 없이 본선에 오르게 됐고, 다른 이들은 치열한 경선을 치르거나, 자신이 원했던 지역구에서 밀려나 험지 출마를 예정하고 있다.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지난 연말 4명의 장·차관들이 관직을 벗어 던졌다. 방문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이다. 세 명의 차관은 자리에 오른 지 6개월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고, 방 전 장관은 임기 3개월 만에 여의도를 택했다.


이 가운데 방 전 차관은 단수 공천으로 일단 정치판에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경기 수원 병 선거구에 출마하는 방 전 장관은 지난 15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단수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방 전 장관으로서는 예선전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직행해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수원 병 지역은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과거에는 남평우·남경필 부자(父子)가 합의 7선을 내리 차지한 곳으로 보수 세력이 강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진보 세력이 힘을 키우면서 현재는 경합 지역으로 구분된다.


김완섭 전 차관도 순항 중이다. 김 전 차관은 강원도 원주시 을에 도전장을 내밀어 갑 지역에 출마하는 현역 박정하 국회의원과 함께 단수 공천을 받았다. 원주 을에는 김 전 차관을 비롯해 권이중 변호사와 안재윤 국민의힘 약자와의 동행위원 등 3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별도 경선 없이 김 전 차관을 낙점했다.


김 전 차관이 단수 공천을 받긴 했지만, 최종 경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원주시 을은 강원혁신도시를 끼고 있어 민주당 세가 강한 곳이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강원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긴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21대 국회에서도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승리했다.


현역과 맞붙은 김오진, 두 차례 자리 밀린 박성훈


두 전 장·차관이 단수 공천으로 편안한 출발을 한 반면, 김오진 전 차관과 박성훈 전 차관은 험로(險路)를 걷는 중이다.


경북 김천시에 출마하는 김 전 차관은 현역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김천 경우 당내 경선 결과가 사실상 당선에 가까운 만큼 두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을 예상한다. 송 의원은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20·21대 선거에서 내리 당선했다. 원내수석부대표와 예결위 간사 등을 거쳐 당내 입지도 탄탄한 인물이다.


박 전 차관은 상황이 더욱 안 좋다. 박 전 차관은 출마 당시에는 하태경 의원이 자리를 떠난 부산 해운대 갑을 목표로 했다. 해운대 갑은 국민의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해수부 차관 출신으로 해양 전문가 이미지로 승부를 볼 예정이었다.


결과적으로 해운대 갑은 주진우 전 대통령실 비서관을 단수 공천을 받았다. 주 전 비서관은 검사 출신으로 대선 캠프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주 전 비서관에 해운대 갑 자리를 내준 박 전 차관은 자신의 고향인 부산 부산진 갑 지역에도 안착하지 못했다. 박 전 차관은 부산진 갑 지역에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했다.


박 전 차관은 원영섭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장,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과 본선행 표를 두고 경쟁했다. 해당 자리는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충연합회장이 차지했다. 정 전 회장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1호 영입 인재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에서 박 전 차관의 부산 지역 내 ‘전략적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 전 차관 인지도가 높은 만큼 경합 지역에 출마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박 전 차관 입장에서 자신이 원하던 지역구에 이어 고향에서도 공천을 받지 못한 상황에 다른 지역 출마가 달가울 리 없다. 당에서는 ‘전략적 배치’라고 포장하지만, 결과적으론 험지에서 싸우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편, 윤석열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고 출마를 선언한 정황근·조승환 전 장관도 순탄치 않은 길을 걷는 중이다.


정 전 장관은 충북 천안 을에 출사표를 던져 이정만 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과 경쟁 중이다. 조 전 장관 또한 부산 중·영도에 출마해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맞대결을 벌인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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