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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SOS'에 응답한 김종인, 개혁신당 구할 수 있을까


입력 2024.02.24 08:00 수정 2024.02.24 08:00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민주당·국힘 선거 승리 장본인 섭외

시간 없는데 합당 결렬·지지율 정체

당 내부 '구원투수' 역할 기대 크지만

"이준석 대표 국회 입성 위해 달릴듯"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했다. 김 위원장의 정치적 중량감이나 위상으로 볼 때, 그간 양대 정당에서 맡은 바 있는 비상대책위원장에 버금가는 전권을 휘두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미래와의 통합과 결별로 시간을 허비한데다 기대했던 이탈 의원의 합류도 없는 상황에 놓인 개혁신당이 '김종인 매직'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개혁신당은 23일 공관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어느 당보다 중량감 있고 정무적 능력이 탁월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모시게 됐다"며 "김종인 위원장 중심으로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국민께 선보이는 공천 업무에 신속하게 임하겠다"고 총선 체제 진척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김종인 위원장은 양대 정당의 비대위원장을 거치면서도 항상 선거 승리를 이끌어왔다"며 "이기는 공천을 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계신 만큼 신뢰해 공천 관리에 있어서 큰 역할을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일단은 공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것이지만 김 전 위원장의 정치적 중량감이나 위상으로 볼 때, 사실상 4~8년 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맡았던 비상대책위원장에 준하는 전권을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이 46일 남은 가운데 개혁신당은 그간 새로운미래와의 통합과 충돌을 겪으며 지지자들의 실망을 키우고,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낸 탓에 임팩트가 강한 인물의 리더십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려와 달리 국민의힘 공천도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여당 의원의 합류도 없는 상황이다.


시간이 갈수록 신당의 신선함만 소모되면서 지지율도 정체돼 비례대표 투표 의향에서 조국신당에도 뒤처지는 지표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9~20일 무선 100% RDD 방식으로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국민의미래가 39.7%로 가장 높았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끄는 비례연합정당이 26.8%를 기록했다. 이어 조국신당 13.0%, 개혁신당 6.5%로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개혁신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내부적인 기대는 크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서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20대 총선에서 123석을 획득하게 만들었고, 2020년 총선에서 궤멸적 패배에 빠졌던 국민의힘을 되살려내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압승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김 위원장의 정책적인 감각에 대해서도 치켜세웠다. 그는 "김종인 위원장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고 무엇보다도 정책적인 능력 또한 매우 뛰어난 분"이라며 "(김 위원장은) 과거 1970년대에 의료보험 제도, 건강보험 제도에 이바지 한만큼 이런 제도들을 재조정하는 데에도 역할이 있고 또 혜안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최종안을 발표하기 전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이 공천관리 자체보다도 주류의식을 회복시킬 수 있는 아이콘인 이준석 대표를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한 역할을 맡아 일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개혁신당에 비례대표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공천)하는 원칙이 정해져 있어 딱히 공천 관리를 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이 김종인 위원장을 합류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이준석 대표가 (5개 정파의 화합 이후) 대표로 차출되는 과정에서 (보수) 주류의식이 많이 훼손됐다"며 "보수 정체성을 가지고 정치를 하기 위해서, 훼손된 주류의식을 복구하기 위해서 하나의 아이콘으로서 모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준석 대표에게 비례대표 진입의 길을 총대를 메고 터주는 그런 (역할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며 "이 대표 스스로 본인이 '비례대표를 하겠다'고 하기엔 모양이 어려운 만큼 (김종인 위원장이) 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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