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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기시다, 고별 만찬…김 여사 직접 고른 한식·일식 어우러진 메뉴 올라


입력 2024.09.07 01:00 수정 2024.09.07 09:35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용산 대통령실서 한일 정상회담 후 靑서 만찬

尹 "한일관계 발전, 선택 아닌 역사적 책무"

기시다 "비 온 뒤에 땅 굳어…경요세계"

윤석열 대통령이 6일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6일 한국을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유코 여사를 초청해 만찬을 진행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이날 만찬은 2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달 말 퇴임을 앞둔 기시다 총리와의 사실상 고별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일본 방문 이후 1년 반 동안 오직 국익을 위하는 마음과 기시다 총리와의 견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수 있었다"며 "한일 관계 개선은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앞으로도 한일 관계의 앞날에 예측하기 힘든 난관이 찾아올 수도 있으나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5월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통한 12년 만의 셔틀 외교 복원, 같은 달 한일 정상 부부가 함께한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11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스탠포드 대학 좌담회 공동 참석 등 기시다 총리와 함께 한 시간을 회상하며 "이러한 노력으로 지금 양국 국민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으며 미래를 향한 한일 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역사적 책무"라며 "기시다 총리께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변함없이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한국어로 "대통령님, 여사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멋진 만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며 "한일은 이웃이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유대를 강화해 왔다"고 했다.


이어 "한일 관계에 세찬 비가 온 적도 있지만 윤 대통령과 비에 젖은 길로 함께 발을 내딛으며 다져온 여정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작이었다"며 "양국은 정상 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처해 나가는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도 설령 의견 차가 있어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함께 지혜를 내 길을 개척하자"며 "'경요세계(瓊瑤世界)'라는 말처럼 현대에도 한일 양국이 서로를 비춤으로써 지역과 세계에서 함께 빛을 발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경요세계는 과거 일본을 찾은 조선 통신사 박안기가 시즈오카현 청견사(淸見寺·세이켄지)에 남긴 편액으로 '두 개의 옥구슬이 서로 비춘다'는 뜻이다. 조선과 일본이 서로 신뢰하고 교류하면서 좋은 관계가 되자는 취지를 담았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만찬 테이블에는 김 여사가 직접 선정한 한식과 일식이 어우러진 메뉴가 올랐다. 참깨 두부와 경수채 무침을 곁들인 금태 소금구이, 새우 만두가 전채 요리로 나왔다. 메인 요리로는 자연 송이와 한우 양념갈비 구이, 메밀 물냉면이 제공됐다. 디저트는 밤과 키나코(일본 요리에 사용되는 볶은 콩가루) 푸딩이 준비됐다.


이날 만찬에 우리 측에서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철희 주일대사 등 정부 측 인사와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무라이 히데키 관방부 장관과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대사,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심의관 등이 자리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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