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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상] 문학상에 ‘채식주의자’ 한강 수상 영예


입력 2024.10.10 21:52 수정 2024.10.10 21:52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작가 한강. ⓒ AFP/연합뉴스

올해 노벨 문학상은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54)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노벨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영국의 맨부커상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강한 충격을 겪은 뒤 나타나는 정신적인 질병)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이 년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작가이자 음악과 예술에도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한림원은 그가 1993년 시인으로 먼저 등단한 후 2년 후에 소설가로 등단했다며 글쓰기에 있어서 장르상 큰 폭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7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그후의 작품 세계도 세세하게 소개했다.


한강은 서정적인 문체와 독특한 작품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다. 그동안 ‘그대의 차가운 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등의 소설과 더불어 시집과 동화책을 두루 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국내외 독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흡인력으로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였다.


맨부커상 수상 이후 5년 만에 발간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고, 올해 초에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 4·3 사건의 비극에 접근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이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친구의 제주도 집에 가서 친구의 엄마 의 기억에 새겨진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이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8월 ‘불가능한 작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간됐다. 최경란·피에르 비지우가 번역했다. 프랑스 현지 출판사는 초판 5000부를 인쇄했다가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이후 1만 5000부를 새로 찍기로 했다.


한강은 앞서 2016년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는 트라우마를 지닌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극단적인 채식을 하는 이야기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문학 선임기자 보이드 턴킨은 “잊히지 않는 강력하고 근원적인 소설”이라며 “아름다움과 공포가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는 해외 40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소년이 온다’, ‘흰’ 등 다양한 작품들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판매됐다. 한강의 문학이 세계에 널리 알려진 데는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37)가 큰 몫을 했다.


ⓒ 연합뉴스

BBC방송 등에 따르면 21세까지 오직 모국어인 영어만 할 줄 알았던 그는 대학 졸업 후 한·영 번역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영국에는 한국어에 대해 공부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해서다. 이에 불과 6년 전인 2010년 독학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스미스는 “번역할 때 문학적 감수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강은 1970년 11월 전남 광주에서 어렵사리 태어났다. 소설 ‘몽고반점’으로 2005년 이상문학상을 받았을 때 쓴 ‘문학적 자서전’ 등에 따르면 한강을 임신 중이던 어머니는 장티푸스에 걸려 끼니마다 약을 한 움큼씩 먹었고, 한강은 하마터면 세상 빛을 보지 못할 뻔했다.


어린 시절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잡지사 ‘샘터’에서 근무하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서의 이력도 함께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등을 펴냈다. 소설집으로는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노랑무늬영원', 시집으로는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한강은 문단에서 상처를 응시하는 시선을 탄탄한 서사에 녹여, 삶의 비극성을 탐문했다는 평을 받았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냈고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받으며 가장 주목받는 한국 문인으로 떠올랐다. 한강은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물에 잠긴 아버지' 등을 펴낸 ‘한국 문학의 거장’ 한승원의 딸이다.


한승원과 한강 부녀 모두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인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남편인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 역시 김달진문학상과 유심문학상 등을 수상한 문학평론가이며, 한강의 오빠 한동림도 소설가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과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이날 문학상에 이어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각각 발표될 예정이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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