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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집권플랜본부' 가동하면서…'김대중 문화정치' 띄운 이유는?


입력 2024.10.25 05:10 수정 2024.10.25 05:1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사실상 '예비 내각' 준비 李 대권 플랜

첫 정책 분야 문화…'DJ 문화정치'

전문가들 "중도층, 외연 확장 유지 전략"

"'준비된 대통령' 따라가려는 의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 총괄본부장이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집권플랜본부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플랜본부' 가동에 들어가면서 '이재명 당대표 대권 플랜'에 착수한다. 3년 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초반대로 집권 이후 최저점을 갱신한 상황에서 사실상 '섀도 캐비넷(shado cabinet, 예비내각)' 준비 작업이라는 해석이다.


민주당은 우선 '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이재명표 '먹사니즘의 정책화'를 강조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화정치'에 방점을 찍은 '문화' 정책을 보강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가지각색이다. 일각에서는 중도층과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평론가 세 명에게 의미를 진단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인 김민석 집권플랜본부 총괄본부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집권플랜본부 회의에서 "포지티브, 스피드, 그리고 미래를 향한 기치를 내걸고 오늘의 싸움을 넘어 내일의 집권을 준비하겠다"며 본부 공식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본부가 논의하는 첫 정책 분야는 '문화'다. 김 본부장은 오는 28일 문화 관련 세미나를 시작으로 활동을 본격화하겠다면서 "문화를 국가 산업으로 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화정치를 잇고, 한류의 길을 넓혀 민주당과 이 대표의 문화 주도 성장전략과 품격있는 기본사회를 상징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당원과 시민이 집권 플랜을 만들고 실현하는 길에 함께 할 수 있는 집단지성의 공간도 활짝 열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김대중 문화정치'라는 의제를 띄운 이유에 대해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유지하려는 전략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문화와 김대중 키워드는 다분히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위한 발언이라고 본다"며 "특히 김대중에게 초점을 둔 부분은 이낙연을 지지하는 비명계를 향한 화해의 제스처가 담겨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1월에는 목포와 영암 일원에서 세계평화와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김대중 100년 평화 페스티벌' 및 연말까지 김대중과 관련된 키워드가 다채롭게 있는 상황에서 여러 상황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 의원의 '발언'을 곧 의미로 연결 짓기는 어렵지만, 민주당이 김 전 대통령의 정신과 업적을 계승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해서 시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해당 발언만 보기엔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의 해석이 될 수도 있다"며 "핵심은 김민석 최고위원이든 누구든 김대중 정신을 이야기할수록 민주당의 정통성은 강화되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핵심 지지층은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김대중 정신 회복'을 못 한 상황에서 (DJ키즈인) 김민석 최고위원이 가장 편하게 이야기하고,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인물이 '김 전 대통령'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중대 사안을 앞둘 때마다 전직 대통령과의 접점을 부각해 정통성을 내세우는 전략을 세워왔다. 올해 초 이 대표는 1월부터 "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크고 단단한 하나가 되겠다"며 당내 통합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2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 및 신당 창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통합을 강조하며 신당 동력을 약화하기 위한 행보였다.


지난 9월, 7개월 만에 문 전 대통령을 찾은 이 대표는 포용을 강조하며 당내 계파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4·10 총선과 전당대회를 거치며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강해지자 문 전 대통령을 만나 전통적 당원을 달래고 통합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특히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해 수사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남이라 많은 관심이 쏠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외환위기 이후 출범한 김대중 정부가 '준비된 대통령'을 강령으로 건 것과 연관됐다고 바라봤다. 엄 소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여러 가지로 갈리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우리가 준비됐다'는 컨셉으로 대선 준비를 하는 것 같다"며 "대표적인 케이스가 '집권플랜본부'"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 시절 '문화'적인 측면에서 일본 대중문화의 문을 열었고 이는 곧 K-팝, K-콘 및 문화 전반에 대한 경쟁력과 문화가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하는 '반전'을 이뤘다"며 "김민석 최고위원이 DJ가 영입한 '김대중 키즈'라는 점도 맞물린다"고 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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