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강원FC를 준우승으로 이끈 윤정환(50) 감독이 재계약에 실패했다.
강원 구단은 6일 “윤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 한다. 강원에서 보여준 열정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윤정환 감독은 2023시즌 도중 강원의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최용수 감독 뒤를 이어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 감독은 강원의 강등을 막았다.
새롭게 맞이한 2024시즌. 윤정환 감독은 ‘특급 신예’ 양민혁 등을 이끌고 탁월한 리더십과 잘 짜인 전술을 바탕으로 강원을 K리그1 2위로 끌어올렸다. 강원 창단 이후 16년 만에 거둔 최고 성적이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 진출권도 따냈다.
윤정환 감독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했다. 비우승팀에서 감독상이 나온 것은 네 번째다. 강원 팬들은 당연히 윤 감독과의 재계약을 요구했다. 구단도 윤 감독을 잡고 싶었지만 '돈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는 이날 구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 감독이 최고 성과를 냈기 때문에 많은 연봉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줄 수 있는 최고 금액과 큰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 따르면, 강원과 윤 감독은 지난해 최초 계약을 할 때 2024시즌 우승 시 기존 연봉 4억원에서 25% 인상된 5억원에 재계약하기로 합의했다. 강원이 우승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준우승 성과를 인정해 그보다 많은 50%가 인상된 6억원을 윤 감독에게 제안했다.
그런데 윤 감독이 K리그 감독 최고 수준 대우를 요구했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현재 K리그 감독 최고 연봉은 김판곤 울산HD 감독이 받는 13억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예산과 예우 사이에서 고민이 참 많았다. 그 연봉을 들어주게 되었어도 괜찮다. 다른 코치들도 연봉을 맞춰주면서 하면 괜찮지만, 그렇게 하면 우리의 내년 예산이 70% 정도 초과하게 된다. 내년 7월이 되면 직원들이나 선수단 월급을 주지 못하면서 예산을 소진하게 된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강원은 윤 감독 후임으로 강릉제일고 출신의 정경호(43) 수석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