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조사서 6.7%p 올라…타 조사도 상승세
중도층 흡수 아닌 '강성 지지층 결집' 요인으로 해석
안주하려는 모양새…"얼굴 두껍게 다녀야" 발언도
"당을 제대로 정책중심 정당으로 만들어야" 지적
국민의힘 내에서 '쇄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추락했던 당 지지율이 반등세로 접어들면서 정세를 낙관적으로 보고, 민심과 괴리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 지지율 반등은 보수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강성 지지층이 결집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인 만큼, 그들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이틀간 무선 100% RDD방식 ARS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9일) 대비 6.7%p 오른 30.3%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 지역과 전 연령대에서 상승했다. △강원·제주(28.3%, 12%p↑) △부산·울산·경남(38.8%, 9.9%p↑) △인천·경기(28.9%, 9.8%p↑) △20대 이하(28.0%, 9.9%p↑) △30대(23.1%, 9.6%p↑) △50대(28.5%, 7.4%p↑)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도 반등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12.9%p 상승한 30.4%로 조사됐다. '지지하지 않는다' 응답은 11.9%p 하락한 68.2%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9~20일 무선(97%)·유선(3%) 혼합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4.0%p 오른 29.7%를 기록했다. 기사에 인용된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의 반등 배경에 대해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지지층 결집 외에 아무런 요인이 없다"고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대통령과 국민의힘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른 것).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학습 효과 때문에 지금 '국민의힘이 이렇게 무너지면 아무것도 못하고 우리는 완전히 망한다'라는 위기감 때문에 지지층이 결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국민의힘 내에선 위기감보다는 현 상황에 안주하려는 기류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여당으로서 이렇다 할 이슈 주도·선점을 하지 못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조차 나온다.
특히 '도로 친윤당'이 된 상황, 민심과 괴리된 발언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계엄의 강' 앞에서 민심에 역행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대표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반대시 지역에 가면 욕도 먹겠지만 각오하고 얼굴을 두껍게 다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권성동 권한대행은 26일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워낙 많은 말을 해서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에 없다"면서도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면 아마 지역에 내려가면 여러 비판의 목소리나 아니면 격려의 목소리가 있을 텐데 내색하지 말고 잘 경청하고 또 그분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란 취지에서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를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아스팔트에 나가 있는 이른바 강성 지지자들 그런 분들은 현재 지도부도 전혀 믿지 못하고, 한동훈 대표 쪽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가 친윤이라고 일반 언론에서 평가하는 분들에 대해서도 굉장히 비판적"이라며 "그러다보니 정말 배가 산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강성 지지자들은 내주 출범 예정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지자,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된 권영세 의원 지역구에 근조화한을 보내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성 목소리에 휘둘리지 말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경우 현실화할 '조기 대선'까지 고려해 '혁신'을 통해 외연 확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당을 제대로 정책중심 정당으로 만드는 일, 민생정책을 야당보다도 훨씬 더 잘 만들어서 능력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여의도연구원을 완전히 개혁해서 정말 싱크탱크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당원교육을 포함해 국민들께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 대규모로 무료 정치강좌를 하는 것(도 하나의 혁신의 방법)"이라며 "그래서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도 국민의 정치 상식을 넓히면, 그만큼 국가에 공헌하고 국민의 인식도 전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도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논리적 부정합부터 극복해야 한다"며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면 여론의 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진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도층한테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