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 동력 '반명' '반민주당' 영향 분석
이재명 사법리스크·민주당 입법 폭주 등 부각
"부패범죄 수괴" "李가 이끄는 나라 끔찍" 공세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체포 정국의 출구전략으로 '반명(반이재명) 정서' 확산 목적의 여론전을 펴고 있다. 당 지지율이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회복한 것을 넘어 상승하고 있는 건, 지지층 결집뿐만 아니라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에 대한 분노가 당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진행해 16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5%다. 이는 전주 대비 3%p 상승한 것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3%p 하락한 33%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건 지난해 9월 넷째 주(국민의힘 28%·민주당 26%)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특히 '올해 대선이 치러진다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36%가 '민주당 후보'를, 33%가 '국민의힘 후보'를 꼽았다.
이처럼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당내에서는 '이재명 때리기' 전략에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가능성에 대비해 야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고, 민주당의 입법·탄핵 폭주를 '방탄'이라고 공세하면서 '반명 정서'를 확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은 '절대 뽑고 싶지 않은 대권주자'로 이 대표가 지지율보다 높은 수치를 얻은 것을 주목하고 있다. 본보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6~7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들 중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사람은 누구인지 물어본 결과, 이 대표라는 응답이 42.1%로 가장 많았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실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는 '부패범죄의 수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사람"이라며 "이 대표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라고 끊임없이 압박하더니 막상 대통령의 체포소식을 듣고는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정말 인면수심이고 소름이 끼치는 뻔뻔한 사람"이라며 "이런 정치인이 대한민국을 끌어간다면 장차 이 나라가 어떤 나락에 떨어질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선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알리자"며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듯 의원들에게 '전사(戰士)'가 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에 하나 대선이 있을 경우 선거에 들어가서 하면 효과가 없으니 지금부터 대(對)민주, 대 이재명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이 대표 관련 재판 일정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꼬집으며 "이재명 피고인의 다른 재판에서도 서울고등법원과 같은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사법부의 신속하고 공정한 심판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정책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시리즈를 제작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는 걸 지지층 결집의 영향으로만 해석해선 안 된다"라며 "'반명'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중도층과 비민주당 지지층이 우리 당을 지지해주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YTN라디오에서 "민주당과 이 대표는 상당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 당장에 본인들이 점령군이 된 것처럼"이라며 "우리 당 지지도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 건 솔직히 우리 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