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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상온 양자역학 현상 발견


입력 2025.01.30 01:01 수정 2025.01.30 01:01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KAIST 이경진·김갑진 교수와

서강대 정명화 교수 공동 연구팀

기존 양자 기술 한계 극복 실마리 찾아


철(Fe)과 로듐(Rh)의 합금인 FeRh에서 발생하는 양자적 스핀 펌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KAIST 이경진·김갑진 교수와 서강대학교 정명화 교수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상온에서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 현상을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기초연구실) 등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월 30일(현지시간 1월 29일 오후 4시, GMT) 게재됐다.


전자는 전기적인 성질인 전하와 자기적인 성질인 스핀(spin)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물질 내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현상인 전류는 전하가 이동해 발생하는 전하 전류와 스핀 이동으로 발생하는 스핀 전류로 나눠진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 전자기기는 전하 전류로 작동한다. 하지만 전류가 흐를 때 전자가 물질 내부 원자와 충돌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열이 발생하고, 이는 에너지 소모량 증가와 효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 많은 연구자는 전하 전류가 아닌 스핀 전류를 이용해 전자 소자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라고 한다.


스핀트로닉스 기술 구현의 핵심은 스핀 전류를 생성하는 것이다. 스핀 전류 생성의 여러 방법 중 하나는 스핀 펌핑(spin pumping)이다.


스핀 펌핑은 자성체와 비자성체를 접합했을 때, 스핀이 세차운동에 의해 자성체에서 비자성체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고전역학으로 생성되는 스핀 전류는 크기가 작아 실제 전자 소자에는 활용이 제한돼왔다.


정명화 교수팀은 지난 2019년 자성박막에서 스핀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재료 분야 저명 학술지(Nature Materials)에 실린 바 있다. 이후 관련 분야에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자성박막 제작에 대한 연구 노하우를 점차 쌓아온 것이다.


이러한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 교수 연구팀은 고품질의 철(Fe)-로듐(Rh) 자성박막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김갑진 교수 연구팀과 함께 자성박막의 독특한 특성을 활용해 큰 스핀 전류를 관측했다. 또 이를 이경진 교수 연구팀이 양자역학적 이론으로 해석하고 추가적인 실험으로 증명하게 됐다.


특히 대부분 양자역학적 현상은 극저온에서만 관측되는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상온에서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 현상을 관측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기존 고전역학적 방식에 비해 10배 이상 스핀 전류를 생성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어서 차세대 전자 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번 연구 성과는 자기적 상태가 변화하는 동적인 스핀 상태에 대한 연구로 확장해 세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게 된 데도 남다른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기존 스핀트로닉스 연구는 고전적인 스핀 운동을 이용해 온 반면, 이번 연구는 스핀의 양자적인 특성을 활용해 응용 측면에서도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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