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세미나
김형오 전 국회의장 강연자로 참석해 '쓴소리'
"지식인 정당 이미지…이미지 쇄신해야"
2030 유권자 확보 등 당 개혁 방안 마련 부심
국민의힘 전략기획특위가 당 쇄신 세미나를 열고 당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당 쇄신책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해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전략 기획특위는 13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권 위원장과 주호영 국회부의장, 조정훈 전략기획특위 위원장이 참석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대한민국의 위기는 보수의 위기이기도 하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국민의힘과 보수는 더 단단해져야 할 것"이라며 "국민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치열히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의 강연자로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참여했다. 김 전 의장은 '탄핵의 강을 뛰어넘어 새 땅을 개척하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12월 3일 비상계엄 선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라며 "지금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인기나 지지도가 상승하는 건 계엄 이후 대체 세력이라 하는 자들의 무능과 졸속, 자만과 편 가르기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소수인데 편을 가르고 내쫓고 비판하고 욕했다"며 "정당이 각자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데 끊임없이 대화하고 설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잘한 것은 바로 여러분은 허튼짓, 서투른 짓을 안 했다는 것이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역대 다른 비대위원장과 달리 자기중심으로 잘난 체하며 당을 이끌려고 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김 전 의장은 "소수 여당으로서 거대 야당과 맞서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여태 국회에서 끌려다녔다. 정국을 리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175석이 아니라 2석이다. 이재명 대표 1석, 이재명 대표 그림자 1석"이라며 "겉으로는 강한 민주당의 최대 약점이다. 저질 의원이 큰소리 못 치게 하는 국민의힘의 투쟁·용기·끈질김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의장은 당의 쇄신을 위해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를 쇄신하지 못한다면 정권 재창출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엔 판·검사, 교수, 지식인 등의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며 "서민 약자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 전 의장은 5년 단임제의 수명이 다했다며 정치 양극화 극복을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 권한 축소와 더불어 국회 책임성 강화"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5년 단임제의 마지막 대통령이 돼야 한다. 윤 대통령의 마지막 소임이 5년 단임제를 종식시키는 개헌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위는 이날을 시작으로 이달 중 3차례 연속 세미나를 열고 당 개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처럼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국민의힘 전략특위는 최근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특위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당과 특위는 일단 부인하고 있지만, 2030 유권자 확보 방안 등 당 개혁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자연스레 선거 기반을 다지는 작업과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략기획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조기 대선이고 차기 대선이고 없다"라며 "내가 해야 할 일은 이것(개혁)이다. 이런 준비를 차분히 집요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서도 "조기 대선은 없다"라며 "조기 대선을 준비한다는 당의 움직임에 대해서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