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와 주식 저평가 해소 위해 등기임원으로 정식 복귀해야"
"건강상 이유로 상근 집행임원으로 경영활동 수행하기는 무리"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20일 태광산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은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건강상의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태광산업 지분 6.09%를 소유한 트러스톤운용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이 전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줄 것을 태광산업에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성원 트러스톤 ESG운용부문 대표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의 추천을 받아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이후 회사 경영진과 함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최근 태광 측과 모든 대화가 중단됐다"며 "태광산업의 경영정상화와 주식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최대주주이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 전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정식 복귀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최근 성회용 대표이사가 사임하며 오용근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트러스톤 측은 이 시점을 기점으로 회사와의 소통이 단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으로 9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지만 "매각 대금을 활용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태광산업은 섬유 화학 등 주력사업의 부진으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신성장 동력 발굴 등 회사 미래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비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최대주주의 책임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태광산업도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이 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희망하는 트러스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 전 회장의 의사와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이 전 회장은 2023년 8월 복권 이후 경영 복귀를 준비해 왔으나 건강상 이유로 상근 집행임원으로 경영활동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료진의 권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태광산업 비상근 고문으로서 성장동력 확보와 신사업 진출 등 대주주의 역할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한해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과 관련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일정을 정해 놓고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며, 건강 호전 상황 등을 고려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