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다발지역?' 프로야구 선수들 왜 이러나
음주운전·인종차별 발언 등 돌출행동
도덕적 기강 해이..KBO 미온적 태도 문제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덕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높은 연봉과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야구의 인기에 도취됐는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과 소양이 결핍된 행태가 속출하고 있다.
넥센은 불과 며칠 사이에 두 명의 선수가 음주파문에 연루되며 홍역을 치렀다. 넥센 내야수 김민우는 지난 10일 무면허 상태로 음주 운전을 한 것이 발각돼 KBO로부터 3개월 출전자격 정지, 구단 자체적으로도 30게임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더구나 김민우의 대체자원으로 2군에서 불러온 신현철도 두 달 전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고 검찰에 기소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신현철 사건도 언론에 보도돼 알려지기 전까지 구단에서 전혀 전후사정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의를 일으키고도 이를 구단에 알리지 않은 신현철의 행태도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현재 프로야구 최고액 연봉 선수인 김태균(한화)은 인종차별 발언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한 라디오 방송의 야구설문조사에서 롯데 흑인 투수 쉐인 유먼의 까만 얼굴을 빗대어 농담을 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사태가 악화되자 김태균은 결국 구단 측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KBO는 이에 대해 별다른 징계 기준이 없다며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인종차별 문제에 민감한 메이저리그였다면 출장정지나 벌금 같은 중징계도 가능했을 사안이다.
최근 야구계는 프로선수들의 연이은 돌출행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교적 수위는 낮지만, LG 임찬규는 최근 방송 인터뷰 중에 난입해 팀 동료와 여성 아나운서에서 물벼락 세리머니를 하고 도망갔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아야했다. 넥센 김병현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상대팀 덕아웃 쪽으로 공을 던졌다는 이유로 퇴장당하기도 했다.
경기 중 벌어진 행위 등은 어느 정도 이해할 여지가 있지만, 음주운전이나 인종차별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야구계는 이에 대해 단지 개인 차원의 우발적 사고 혹은 실수 정도로만 취급할 뿐, 심각한 문제인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KBO와 선수협 등은 이러한 문제들이 야구계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각 구단들도 프로 선수의 기본적인 자세를 강조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선수 개개인의 사회적 소양과 인식 전환도 시급하지만, 결국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 관용이 없다는 야구계 저변의 공감대와 확고한 원칙수립이 필요하다. 명백한 잘못을 '한 번의 실수나 사고' 정도로 느슨하게 처리한다면, 결국 또 다른 사고를 부추기는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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