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올드보이’ 이동국·김남일…결국 환상이었나


입력 2013.06.18 10:35 수정 2013.06.18 14:5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최강희 감독 부임 후 중용된 ‘올드보이’

축구팬 혹평 속 월드컵 제외 가능성 높아

최강희 감독(왼쪽)과 이동국. ⓒ 연합뉴스

'올드보이'에 대한 기대는 결국 환상이었나.

종착역을 앞둔 최강희호에서 가장 아쉬움을 남긴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베테랑들의 역할이다. 최강희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전임 감독 체제에서 소외받던 베테랑들과 K리거들을 대거 대표팀의 중심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이동국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지만 떨어지는 스피드와 적은 활동량, 부족한 수비가담 능력 등으로 대표팀에서 크게 중용되지 못했던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다시 대표팀의 간판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동국의 활약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전북 시절 보여준 날카로운 움직임은 온데간데없고, 동료들과의 호흡에 문제를 드러내는 등 고질적인 약점만 부각됐다. 심지어 쿠웨이트와의 3차 예선 최종전,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의 최종예선 3차전 등 골을 터뜨린 경기에서조차 이동국은 혹평을 들었다.

특히, 레바논 원정 6차전에서 이동국이 수많은 득점 찬스를 놓치며 부진하자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동국은 월드컵 본선진출의 최대분수령이었던 우즈베크와의 홈 7차전에서 손흥민-김신욱에 밀려 선발에서 제외됐고, 후반 교체로 출장했지만 역시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다.

전폭적인 후원자였던 최강희 감독마저 이란전을 끝으로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날 예정이라 35세가 되는 노장 이동국이 후임감독 체제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기약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김남일 카드'도 사실상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K리그 인천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을 앞두고 3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기성용-구자철이 모두 빠진 중원의 공백을 메우고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기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김남일은 큰 기대를 모으며 선발 출전했던 레바논전에서 실망스러웠다. 부정확한 패스와 어정쩡한 위치선정은 K리그에서 보여주던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레바논전에서 고전한 가장 큰 이유가 중원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임을 감안했을 때, 김남일을 내세운 전략은 실패였다.

설상가상으로 김남일은 부상까지 겹쳐 우즈베크전 엔트리에서 빠졌고, 이란과의 최종전 역시 출장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김남일이 갑작스러운 결장으로 우즈베크전에서 깜짝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명주의 발견이 더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김남일의 기량보다 벤치의 활용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전성기가 지난 노장 미드필더에게 처음부터 너무 무리한 짐을 지웠다는 것. 당초 기성용-구자철의 백업 멤버 정도로 예상했던 김남일은 이들이 모두 빠지면서 졸지에 주전으로 급부상했다.

풀타임을 소화하기도 힘든 노장으로 오랜만의 대표팀 복귀한 김남일은 A매치 경험도 부족하고 함께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는 신예들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부담까지 안았다.

최근 대표팀이 경기 내외적인 면에서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베테랑들이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팀 최고참인 김남일과 이동국을 비롯해 주장인 곽태휘에 이르기까지, 경기력 면에서 후배들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하다 보니 리더십을 발휘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루더라도 대표팀의 세대교체와 신구조화에 대한 재정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