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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서현 "쉼 없이 달린 10년, 이젠 자유롭게 살고파"


입력 2017.11.27 08:59 수정 2017.11.29 09:26        부수정 기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떠나 홀로서기

50부작 주연 MBC '도둑놈 도둑님' 마쳐

소녀시대 서현은 "10년간 앞만 보고 달려서 이젠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전했다.ⓒ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소녀시대 서현은 "10년간 앞만 보고 달려서 이젠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전했다.ⓒ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떠나 홀로서기
50부작 주연 MBC '도둑놈 도둑님' 마쳐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렸어요. 이젠 정말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 서현(27·서주현)의 얼굴엔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많이 보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라는 말을 자주 썼다. 그간 빠듯한 스케줄에 쉼 없이 달린 그는 여유를 찾은 듯했다.

최근 서현이 주연한 MBC '도둑놈, 도둑님'의 종영 시기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만료 시점은 묘하게 겹쳤다.

22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서현은 "내 솔직한 마음을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알리고 싶었다"고 수줍게 웃었다.

그가 속한 소녀시대는 2007년 싱글 앨범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서현은 지난 2013년 '열애'로 연기자로 데뷔,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2016), '루비루비럽'(2017) 등에 출연했고, '해를 품은 달', '바람과 함께 사라리자', '맘마미아' 등 뮤지컬 무대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올 초엔 첫 솔로앨범 '돈트 세이 노(Don't Say No)'를 내기도 했다.

'도둑놈, 도둑님'을 통해선 50부작 주연에 나섰고, 이후 10년 동안 함께한 소속사와 결별했다. 2017년은 서현에겐 '스펙터클한 한 해'였다.

소녀시대 서현은 "앞으로 여유를 갖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고 했다.ⓒ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소녀시대 서현은 "앞으로 여유를 갖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고 했다.ⓒ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특히 소속사를 떠난 게 가장 큰 일이었다. "10년 동안 쉼 없이 일하다가 처음으로 쉬었어요. 드라마, 영화도 보고, 친구들 만나서 지냈는데 정말 행복했어요. 앞만 보고 달린 내게 이런 휴식이 필요했다는 걸 깨달았죠. 소녀시대로 활동할 때는 쉬어도 쉰 게 아닐 정도로 여유 없이 지냈어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숨이 찼고,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3년 뒤면 서른인 이 시기에 새로운 도전이자 시작을 하고 싶었답니다."

10년 동안 몸담은 소속사를 떠난다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그래도 서현은 마음을 다잡고 특유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가치관으로 똘똘 뭉쳤다. "처음에 반대하셨던 부모님도 제 결정을 지지해주셨어요. 저 자신을 내려 놔야 해서 불안해요. 사실 '모든 게 다 자신 있어요'라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스스로 돌아보고 찾아가고 있어요. 무엇보다 내 의지대로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이 너무 기대돼요. 하나부터 열까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웃음)."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소녀시대 멤버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17살 때 소녀시대로 데뷔했는데 아무것도 모를 때 언니들을 만났어요. 많은 일과 우여곡절을 겪은 터라 서로 애틋해요. 소녀시대 활동할 때는 매 순간 행복했어요. 막내로서 10년 동안 사랑도 받았고. 근데 어느 순간 현실에 안주한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눈앞에 일들만 처리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느낌이랄까요? 일 욕심이 많아서 양손에 모든 걸 쥐려고 했어요. 그러다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어요. 오롯이 '내 힘으로 해보자'고."

소녀시대로 활동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팀워크다. 9명의 소녀가 내는 시너지가 크다고 생각했단다. 그는 "같은 마음으로 무대에 서야 좋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며 "'내 무대'가 아닌 '우리 소녀시대'의 무대라는 생각으로 활동했다. 이런 마음이 서로에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소녀시대 서현은 "홀로서기는 새로운 도전이자 시작"이라고 했다.ⓒ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소녀시대 서현은 "홀로서기는 새로운 도전이자 시작"이라고 했다.ⓒ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마냥 모범생 같은 서현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반전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간 스케줄에 휩쓸려 살아갔어요. 일주일 전에 뭐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고. 호호.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나만의 규칙을 만들고 엄격하게 살았어요. 근데 어느 순간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예능 좀 해볼까 해서 했는데 사람들이 좋아해 주셔서 신기했죠. 엄격했던 룰이 조금씩 느슨해졌어요. 전 흥이 많은 사람입니다. 힘들어도 웃으려고 노력해요."

'도둑놈, 도둑님'에선 정의감 넘치는 열혈 수사관 강소주를 연기했다. 강소주는 범인 검거에 물불 안 가리는 인물로 의협심과 정의감이 강한 보이시한 인물이다.

무려 50부작 주연작을 마친 그는 "배우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부담감이 컸는데 제작진, 출연진 덕에 편한 분위기 속에 촬영할 수 있었다"며 "한 인물의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이라 매번 새로웠다. 감정 표현 등을 연구했고, 최대한 대본에 의지하지 않으려고 했다. 소녀시대 데뷔 10주년 앨범 준비를 마친 후부터는 드라마에 올인했다"고 강조했다.

소주와 비슷한 점을 묻자 "거침없는 점이 비슷하다"며 "드라마를 통해 성격이 털털해졌다"고 미소 지었다.

두 남자의 사랑을 받은 소감도 궁금했다. "행복해요. 호호. 사랑받는 캐릭터가 좋더라고요. 지현우, 김지훈 선배가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해주신 덕에 자신감 갖고 애드리브도 했답니다. 로맨스 연기할 때는 진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연기하려고 해요. 그래야 시청자도 설렐 수 있으니까."

서현은 각본을 진짜처럼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이번 작품을 통해선 한 뼘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땐 '서현'으로서 칭찬받는데, 배우일 때는 서현이 아닌 '캐릭터' 그 자체로 칭찬받아요.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요. 이번 작품에서도 초반엔 소주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갈수록 그런 얘기가 없더라고요. 짜릿한 희열을 느꼈죠."

소녀시대 서현은 "앞으로 하고 싶은 대로 주체적으로 살아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소녀시대 서현은 "앞으로 하고 싶은 대로 주체적으로 살아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서현은 뮤지컬 무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뮤지컬을 통해 흥이 늘었다"고 웃은 뒤 "생동감 넘치는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하다 보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솔로 앨범을 내고 홀로 무대에 섰을 때 떨리지 않았던 것도 뮤지컬 무대 덕"이라고 했다.

서현은 스스로 '일중독'이라고 했다. 인생에서 일이 가장 중요하고, 일을 잘 해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다. "쉬는 게 불안할 정도였죠. 인생에서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서 소소한 일상을 놓쳤어요. 저 자신에 대해 엄격해서 타인도 엄격하게 대했어요. 참 답답했죠. 하하. 이제 홀로서기를 했으니 책임감은 더 커졌어요. 그래도 예전처럼 일에 치여서 살진 않으려고요."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부분에 대해선 감사하다고 했다. 인간관계는 여전히 어렵단다. "제 마음을 표현하는 게 어렵죠. 제 마음은 그게 아닌데 다르게 전달되기도 하고요.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 건 아쉽죠. 갇혀 있고, 예쁘게 꾸며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비비크림도 안 바르고 막 다녀요! 이젠 자유롭게 살고 싶거든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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