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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아발론, '대형세단 ·하이브리드'의 편견을 깨다


입력 2018.11.10 06:00 수정 2018.11.11 09:52        김희정 기자

대형세단의 새로운 이미지 제시

‘연비’와 ‘주행성능’ 두 마리 토끼 잡은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늦가을 속 마지막 단풍이 한창인 지난 7일 강원도 영월 일대를 달리고 있는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토요타 늦가을 속 마지막 단풍이 한창인 지난 7일 강원도 영월 일대를 달리고 있는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토요타


대형세단의 새로운 이미지 제시
‘연비’와 ‘주행성능’ 두 마리 토끼 잡은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고급스럽고 우아하다. 여기에 날렵하고 스포티한 느낌까지 더했다. ‘세단’하면 생각나는 중후하고 묵직한 느낌에서 벗어나 대형세단의 ‘젊은’ 이미지를 창출했다. 토요타에서 새롭게 선보인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첫 느낌이다.

지난 7일 한국토요타가 진행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올 뉴 아발론과 만났다. 토요타는 이번 아발론의 디자인 컨셉을 ‘테크니컬 뷰티(Technical Beauty)’라고 정의했다. 차량 성능을 미적으로 표현했다는 이 풀사이즈 세단은, ‘젊은 세단’이 타고 싶은 사람이라면 외관만으로도 망설임 없이 선택할 것 같다.

아발론 디자인의 묘미는 낮은 전고(35mm)와 사이드에 있다. 전체적으로 무게중심을 낮춰 세련미를 극대화했고, 캐빈을 뒤쪽으로 밀어 날카로움을 강조했다. 앞면의 웅장한 그릴이 다소 남성적이라면 옆면은 가녀리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이다.

이날 시승코스는 ‘잠실 커넥트 투-양평 휴게소-영월 에코빌리지’에 이르는 340km 왕복 코스였다. 토요타는 이번 올 뉴 아발론을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하이브리드’로 출시했다. 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도해 온 토요타의 자신감과 국내 하이브리드카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승에 참여한 기자는 수년간 줄곧 가솔린과 디젤 모델만 운전해왔으며 하이브리드카는 아발론이 첫 대면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 하이브리드카의 ‘팬’이 될 것 같다. 보통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연비’ 때문이다. 이 점만으로도 아발론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토요타가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아발론 공인연비는 16.6km/L다. 실제로 이날 기자가 동승자와 2인 1조로 약 5시간 주행한 아발론의 연비는 15~19km/L를 왔다 갔다 했다. 평소 기자는 중형 가솔린 승용차로 시내+시외주행 10km/L미만 연비를 기록한다. 고속도로와 정체가 없는 국도가 대부분이었음을 감안해도 준대형 세단인 아발론의 연비는 꽤나 훌륭하다.

그런데 아발론은 좋은 연비는 물론이고 시원시원한 주행성능까지 갖췄다. 보통 일반사람들에게는 ‘고연비=주행성능 꽝’이란 인식이 있다. 아발론은 하이브리드카의 딜레마였던 주행성능을 잡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망설이지 않고 쌩쌩 달려 나가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가솔린 모델과 주행감이 거의 차이나지 않아서 말하지 않으면 하이브리드인 것을 모를 정도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 열효율을 내는 2.5리터 직렬 4기통 다이내믹 포스 엔진, 기존 대비 약 20% 효율을 높인 파워컨트롤 유닛과 트랜스미션이 결합한 218마력(ps)의 높은 시스템 덕분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특히 영월 에코빌리지에서 양평휴게소로 돌아오는 고속도로구간에서는 150~160km 속도로 달렸는데 급가속으로 무리 없이 금세 100km에 도달한 것은 물론 달리는 힘도 좋았다. 브레이크 반응도 깔끔했다. 보통 하이브리드카는 브레이크 반응속도가 느리다는 인식이 있지만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전), 솔리드 디스크(후)를 장착한 아발론의 브레이크는 밀린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플랫폼을 통해 저중심 설계와 와이드 스탠스를 실현했다. 이 덕분인지 앞‧옆면이 환하게 트여 개방감이 느껴졌고 시야확보도 용이했다.

그러나 이전 모델대비 15mm길어진 전장, 15mm넓어진 전폭이 무색하게도 체감되는 내부 공간은 준대형 세단치고는 아쉬웠다. 뒷좌석에 앉아 보니 레그룸은 충분했지만 폭이 다소 좁은 느낌이다. 어쩌면 이런 부분들이 아발론의 ‘젊음’이라는 이미지에 한몫 보탰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올 뉴 아발론의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전)과 더블 위시본(후)을 적용해 승차감이 부드러웠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도로의 지면으로부터 받는 진동을 자동차가 흡수하면서 1차 출렁거림을 크게 잡아줬다.

하이브리드를 처음 타본 기자가 느낀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점중 하나는 바로 시동 후 소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가솔린 엔진소리에 익숙한 기자는 아발론의 시동이 켜진 줄 모르고 껐다 켰다를 반복했다. 일정 속도까지 배터리로만 힘을 내는 하이브리드카는 배터리 운전시 엔진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고속주행시 엔진+배터리 체제로 전환할 때는 가솔린모델보다 시끄럽게 느껴졌다.

디자인+연비+주행성능이라는 3박자에 전체적으로 만족하는 아발론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물론 있었다. 출고가 4660만원이란 가격이 무색하게 기본옵션이 부족하다. 웬만하면 기본으로 장착되는 열선시트가 2열에는 없고 핸들에도 열선이 없었다. 같은 차급의 국산차와 가격 면에서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 기본옵션에 인색하면 소비자들은 ‘박하다’라는 인식이 생길 수도 있을 듯하다.

토요타가 국내 연 판매량을 1000대로 잡은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아발론은 대중성 있는 모델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아발론이 가진 강점일 수도 있겠다. 하얀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쉽듯 아발론은 앞으로 원하는 방향의 이미지를 얼마든지 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영선 한국토요타 전략 기획 부문장은 “아발론의 주 타켓층은 40대이지만 넓게 보아 30~50대를 모두 공략할 수 있다”며 “우리는 아발론이 영(young)한 세단으로 30대에게도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발론이 어떤 이미지로 구축되느냐는 토요타의 소통 노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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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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