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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씨마른 '한국 마스크' 해외 직구 사이트선 대량 판매...사재기 물량?


입력 2020.03.12 06:00 수정 2020.03.11 21:0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알리바바, 이베이 등 해외 온라인 사이트서 수만장 단위로 거래

단속 피하기 위한 꼼수 의혹…정부의 뒤늦은 수출제한 조치 탓 비난 목소리도

최소 주문량이 1만개인 한국 KF마스크 상품. 알리바바 사이트를 통해 중국 판매자가 판매하고 있다.ⓒ알리바바 사이트 상품 판매 화면 캡처

국내에서 귀한 몸이 된 국산 마스크가 알리바바, 이베이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 기본 판매량이 수십장에서 많게는 10만 이상까지 대량으로 풀리면서 기존 사재기 물량이 보건당국의 단속을 피해 해외에 둥지를 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 판매자가 중국 아니면 한국 국적을 갖고 있어 국내 사재기 물량 혹은 코로나 사태 초기 당시 중국 보따리상들이 싹쓸이해 간 물량이 시장에 풀리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에는 한국산 KF마스크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대부분 품절이거나 장당 가격이 4000원을 호가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가격은 판매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100장 미만의 경우 대부분 2000~3000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고, 1만장에서 10만장까지 대량 판매의 경우에는 1000~2000원 사이로 약국에서 판매하는 공적물량 마스크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본 판매량이 1만장 이상인 곳이 많은 데다 정부가 공적판매 물량 비중을 최대 80%까지 확대하고, 요일제까지 실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한 이후 물량이 풀리기 시작한 점을 근거로 유통업계에서는 사재기 물량 아니겠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창구를 해외 직구로 옮긴 것은 시중가보다 저렴한 공적물량이 쏟아지면서 감염병 확산 초기에 비해 웃돈을 붙여 판매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품의 경우 대부분 판매자 국적이 중국 아니면 한국인 것도 이 같은 의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국에서 대량으로 유통할 경우 사재기 의심을 받아 정부 단속에 적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해외직구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해외수출을 전면 제한하면서 한국인 판매자가 직구 사이트를 통해 해외에 판매하는 것도 금지됐다”며 “현재 나온 물량들은 한국 판매업체들이 해외에 보관하고 있는 물건이나 해외 공장에서 사들인 물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국 국적의 판매자가 올린 국산 마스크 상품.ⓒ알리바바 사이트 상품 판매 화면 캡처

정부는 지난달 5일부터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하고 있다.


관련 고시에 따르면 영업 시작일부터 조사 당일까지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할 경우 단속 대상이 된다. 영업 2개월 미만 사업자는 매입한 날부터 10일 이내 반환·판매하지 않을 경우 매점매석으로 적발될 수 있다.


평소 대비 많은 물량을 일정 기간 판매하지 않고 보관할 경우 단속 대상이 되다보니 이를 피하기 위한 꼼수도 등장했다.


사재기 물량을 확보한 이후 일단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 주문을 받고 나중에 취소하는 식이다. 실제로 주문을 취소해 물량이 판매되지는 않았지만 이를 판매 실적으로 꾸며 보관기간을 연장하고 단속을 피하는 방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스크‧손소독제 매점매석행위 등 신고센터’에는 판매자의 일방적인 주문 취소 등의 신고 내용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11일 하루 동안 올라온 신고 건수만 오후 3시 기준 160건에 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스크‧손소독제 매점매석행위 등 신고센터’에 11일 하루 동안 올라온 주문 취소 관련 신고 내역.ⓒ식약처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국산 마스크가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국내 코로나 사태 초기 중국 보따리상과 바이어를 통해 중국으로 건너간 국내 마스크 물량이 풀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올 당시만 해도 마스크는 KF94 기준, 장당 700~1000원에 거래가 됐다.


하지만 이맘때쯤 중국에서는 우한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 마스크의 중국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를 보면 올 1월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의 수출액은 7261만1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8배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출액의 약 9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중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1월 82만달러에서 올해 1월 6135만달러로 75배 급증했다. 1월 전체 수출액 중 84.5%는 중국이 차지했다.


마스크 외 다른 섬유제품도 포함되는 통계이긴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급격히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향 마스크 수출이 전체 수출량을 견인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9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마스크 5부제를 비롯해 정부의 잇따른 마스크 수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줄 서기 등 마스크 대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대량의 국산 마스크가 유통되면서 정부의 뒤늦은 수출제한 조치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심재철 의원이 "대만은 불과 열흘 만에 마스크 수출금지를 했는데 우리는 44일 만에 수출금지를 했다"고 하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수에서 (마스크가) 더 필요할 때 수출이 제한되는 게 필요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부도 뒤늦은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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