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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대화' 문 대통령 대북관, 나쁜 관행만 만들 것"


입력 2020.06.19 04:00 수정 2020.06.18 23:04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文, '대화론자'만 초청한 오찬서 대화 기조 강조

전문가들 "대응 제대로 못하면 北에 끌려갈 것"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전직 통일부 장관 및 원로를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안보 불안 심화에도 대화 기조를 고집하면서, 오히려 남북 관계를 후퇴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화'와 '억제'라는 투트랙 전략을 균형감 있게 구사해야 하는데, 남북 관계의 현 주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한쪽으로만 치우친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원로 오찬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 등에 대해 "인내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 대통령이 '대응은 적절히 하되 어떻게든 대화로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남북관계가 항상 평탄하지는 않았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그간 문 대통령은 유화 정책 기조를 고수해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겨냥한 북한의 인신공격에도 "북한도 대화의 문을 열고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대화 국면의 지속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15일 수석보좌관회의)고 했다.


청와대가 최근 북한의 비난 담화에 대해 "몰상식한 언행" 등으로 강력한 대응 입장을 표명했지만, 문 대통령이 직후 열린 오찬에서 '대화'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문 대통령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대화'에 있는 것으로 읽히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후임으로 대북 사업 추진에 적극성을 띤 인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지금처럼 대화 기조만 밀고 나간다면 남북관계는 이전보다 더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통화에서 "남북관계에는 대화도 필요하고 억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문 대통령이 추진한 원로 오찬의 참석자 면면을 보면 대화론자들만 있다. 남남 갈등 예방 차원에서 대화론자들과 억제론자를 골고루 초대했어야 했다"면서 "이것으로 볼 때 문 대통령은 여전히 대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 주최 원로 오찬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임동원·박재규 전 장관과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이종석 전 장관, 박 전 의원이 참석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데 우리 정부가 대응을 제대로 못하면 끌려가게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임기 동안 평화는 커녕 남북 관계의 나쁜 관행만 만들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화와 억제를 균형있게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문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남 교수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원칙을 지키되 대화를 지속한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면 남북 문제에 대한 기대감을 너무 심어놨기 때문"이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고 있는데, 호소력이 없고 공허한 말뿐"이라고 지적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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