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대 전면적 쇄신 필요"
비대위 전환 속도 빨라지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 2선 후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최고위원직 사퇴는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에 이어 두 번째다. '권성동 원톱'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사퇴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총체적 복합 위기 속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며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주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합니다만, 제 역량이 부족했다"며 "민생과 국민통합, 당의 미래와 혁신을 위한 헌신과 열정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의 사퇴로 남은 당 지도부도 사퇴 의사를 밝힐지 주목된다. 정미경·윤영석 최고위원도 사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사퇴를 거부했다.
조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총사퇴 여부에 대해 "이견 없이 가는 게 가장 좋다. 그런데 금요일에도 여러 가지로 설득했지만, 어제 한 분이 분명한 입장을 밝혔고 그래서 저도 더 이상 (사퇴를) 미룰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미리 사전에 조율한 것이냐'는 질문엔 "금요일 의견개진을 했고 설득도 했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 오늘까지 이견이 몇분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실 쇄신 주장에 대해선 "여당 지도부만 바뀐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으면 제가 며칠 동안 고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준석 당대표의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 이후 '권성동 체제'를 유지했던 국민의힘은 다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인 채용', '내부총질 문자 파동' 등 연이은 논란으로 리더십에 손상을 입은 권 대행 역시 비대위 체제 전환에 어느 정도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